리비아의 통치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고향 시르테에서 국가과도위원회(NTC)군과의 교전 끝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의 최후를 통해 역사는 다시 한번 독재자의 말로가 어떠한지를 기록에 남기게 됐다. 카다피군의 최후 저항 거점이 무너졌으니 내전은 사실상 종식된 셈이다. 40여년간 철권통치를 해 온 카다피가 제거됨에 따라 이제 리비아의 국가재건과 경제복구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데다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경제관계가 깊었던 나라다. 우선적인 관심사는 내전 종식 후의 재건 사업이다. 코트라(KOTRA)는 정유시설, 주택, 도로, 항만 등 인프라 복구를 포함한 리비아의 재건사업 규모가 1200억달러(130조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리비아에 모두 74억달러의 공사잔액을 가지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 21곳은 연고권을 내세워 공사 재개 및 신규 복구공사 수주를 위한 교섭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 리더십은 아직 구축되지 않아 불안요소가 남아 있다. 그동안 NTC가 반카다피 세력을 대표하며 임시정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NTC가 다양한 종파와 부족의 갈등을 방지하면서 전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민주정부를 구성하는 일을 잘 해낼지 미지수다.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군사ㆍ외교적 이익까지 노리고 쟁탈전을 벌여온 미국과 프랑스 등 외세의 작용이 정쟁을 부추길 수도 있다. 신정부 구성이 원활하지 못하면 제2의 아프가니스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밋빛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리비아 재건사업 물량 중 3분의 1인 400억달러어치를 수주할 수 있다거나 리비아의 석유 생산이 재개되면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렇다. 그러나 내전 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을 동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한 프랑스가 전후 복구사업과 관련해 NTC와 뭔가 이면합의를 했다는 소문이 말해주듯 수주경쟁이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석유시설이 완전히 복구되는 데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조정에 나설 것이므로 국제유가 하락도 장담할 수 없다. 새로 출발하는 리비아와의 경제협력 강화와 재건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치밀하고 장기적인 전략이 중요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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