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국감] 한 국회의원이 인천공항에서 물파스 샀다가 놀란 사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7월 지인을 마중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들린 차명진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인천공항 3층 여객터미널에 있는 약국에서 물파스와 감기약을 샀다가 깜짝 놀랐다. 다른 곳이면 몇 천원이면 될 것을 약사가 3만 원을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21.3제곱미터 남짓한 이 약국은 연간 임대료가 자그마치 8억4000만 원에 달하는 곳이었다. 인천공항공사에 줄 임대료를 내기 위해 약국은 소비자들에게 다른 곳보다 엄청나게 비싼 약 값을 청구했고, 결국 소비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었다. 이같은 차 의원의 경험은 29일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질의를 통해 표출됐다. 차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인천공항의 연간 매출액 절반이 면세점이나 각종 매장 등 상업시설 임대료로 채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인천공항 내 매장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 상품가격이 올라가고,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공항 이용자의 몫이 된다"고 주장했다. 차 의원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의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상업시설 임대료 수익은 매년 해당년도 총 매출액의 50%대를 차지했다.연도별로는 2008년에 임대료 수익은 4587억 원이었고, 매출액은 1조727억 원이었다. 2009년의 임대료 수입은 6014억 원, 전체 매출액은 1조1866억 원이었다. 2010년에도 임대료 수입 6293억원 에 매출액은 1조2860억 원 이었다. 올해도 6월 말 현재 3569억원의 임대료 수입을 올렸고, 총 매출액은 7264억 원이었다. 이처럼 인천공항공사의 주요 수입원이 임대료인 것은 당연히 지나치게 비싼 상업시설 임대료 때문이다. 실제 인천공항 내 신라호텔 면세점(DF1 구역)의 올해 임대료는 무려 1508억 원으로, 공항 내 매장 중 가장 높았다. 뿐만 아니라, 공항 내 서점은 연간 9억2000만원을 임대료로 냈고, 한 약국의 자릿세는 8억4000만원이나 됐다.이같은 현실은 해외의 주요 공항 운영사들에 비해 후진적이라는 평가다. 항공수익, 해외사업 등에서 골고루 수익을 얻는 것에 비해 안정성·지속가능성 면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이다.실제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임대수익은 18%에 불과하고 항공수익 32%, 지상조업 30%, 해외사업 20%의 구조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항공수익 58%, 임대수익 35%, 해외사업 7% 등이며, 파리공항은 항공수익 47%, 임대수익 39%, 지상조업 6%, 해외사업 8% 등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비싼 임대료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실제 공항 내 한식당의 곰탕 가격은 1만4300원, 물냉면 1만2000원, 육회비빔밥은 1만7600원이며, 김밥 한 줄에 3800원, 커피 한잔에 4800원 등 공항 밖보다 훨씬 높았다.차 의원은 "세계 공항서비스 6연패에 빛나는 인천공항이 비싼 임대료로 결국 공항 이용자들의 쌈짓돈을 빼내는 손쉬운 돈벌이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명성에 걸맞게 공항 본연의 사업으로 승부를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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