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농협, 農心도 고객도 풍년]농협, 금융强者 야망

네덜란드 라보뱅크ㆍ佛 크레디 아그리꼴처럼...[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네덜란드 라보뱅크와 프랑스 크레디 아그레꼴은 글로벌 협동조합금융그룹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네덜란드 3대 금융기관, 세계 25위 은행으로 꼽히는 라보뱅크는 우리의 농협중앙회격인 '라보뱅크 네덜란드'와 보험ㆍ자산운용ㆍ리스 등 금융 자회사, 지역 라보뱅크(단위조합)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 대신 이로 인해 안정성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농협은 이미 2005년 크레디 아그리꼴과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신사업 개발과 선진금융 기업 도입 등을 모색해왔다. 크레디 아그레꼴은 뱅커스지가 선정한 세계 2위 은행에 꼽혔을 정도의 우량 은행으로, 농협과는 투자신탁부문의 임직원 연수 제휴, 선물분야의 전략적 제휴 등을 맺었다.  협동조합 금융그룹인 이들 두 은행은 금융ㆍ경제지주 분리를 6개월 앞두고 제2 도약을 꿈꾸는 농협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순수 토종자본' 농협, 안정적 금융지주체제 전환이 당면과제=농협의 최대 강점은 100% 순수 국내자본으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공익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갖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지만 태생이 다르다보니 농협이 갖는 역할은 사뭇 다르다. 주주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농협은 수익의 대부분을 농업인과 소외계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사용하고 있는 것. 고객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공신력 또한 농협의 또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은 농협에 국가 신용등급과 맞먹는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와 주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말 기준 5566개에 달하는 거미줄 점포망을 갖고 있고 e금융서비스 부문에서도 선도적이다. 이러한 밑바탕 아래 금융지주 전환과 함께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발전전략을 세우는 한편, 다소 부족했던 전문성과 인프라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안정적인 금융지주체제로의 전환이 첫번째로 풀어야 할 숙제이겠지만, 차별적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생산성과 효율성 확대 또한 필요하다. 김태영 농협 신용대표이사는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금융ㆍIB(투자은행)ㆍ글로벌사업 등을 확대해 일선 농축협과 상생할 수 있는 종합금융그룹 사업모델을 구현하고, 궁극적으로 농협금융그룹이 농업인,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농협금융 시너지ㆍ사업확대에 주력=농협은 금융ㆍ경제지주로의 전환이 경제사업 활성화와 교육지원사업 효율화를 통한 농가소득, 복지 증대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농업인을 위한 경제사업과 교육지원사업에 집중할 수 있어 사업의 전문성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열사간 시너지 확대와 금융 전문성 강화 등은 농협과 거래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수 있다.  농협 관계자는 "금융지주로 전환된 이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사업확대와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농업금융'을 농협은행의 정체성 확립과 지속성장을 위한 특화사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농식품기업 지원을 위한 여신심사, 신용평가 체계 등 독립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농식품산업 분석가ㆍ농식품기업 전문 심사역 등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설 방침이다.  퇴직연금 부문에서는 올해 2조원의 수탁고 달성을 목표로 농협과 거래 관계가 있는 대기업, 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외진출 노력도 활발하다. 지난해 개설한 뉴욕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했고, 중국에 지점 신설을 위한 사전단계로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뉴욕사무소에 이어 도쿄ㆍ런던 등의 금융중심지에도 거점을 마련키로 했다. 인도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에는 2명씩 주재원을 파견, 해외사무소 개설여부 판단을 위한 사전조사를 진행 중이다. ◇수도권 고객기반 확충ㆍ전문성 강화 등은 과제=서울 및 수도권지역과 부유층ㆍ젊은층의 고객기반이 취약한 것은 농협의 약점으로 꼽힌다. 금융권 최대 규모의 점포망에도 불구하고 농협은행의 점포는 대부분 지방에 위치, 서울 등 대도시 점포수가 타 은행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인식 때문에 대기업, 고소득자, 젊은층 고객의 비중도 타은행에 비해 낮다.  농협은 임직원 개개인의 금융 전문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도 받고 있다. 금융-경제 부문간의 인사이동과 성과보상 체계의 미흡 등으로 금융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출범을 계기로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전문그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강화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소득자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젊은층을 겨냥한 이미지 개선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의 심화, IT산업의 발달, 상품의 다양한 판매기법 등으로 전문역량 확대가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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