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LG..IT부진에 화학도 주춤

자회사들 열세에 지주회사 주가 급락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지주회사 LG가 자회사들의 부진에 울상이다. 정보기술(IT) 계열사들의 열세를 만회해 주던 화학 계열사들마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기업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사업 문제와 LG유플러스의 전국 데이터통신망 장애까지 불거졌다.4일 LG는 전날보다 4700원(6.31%) 내린 6만98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12일 이후 13개월 만에 7만원선을 깨고 내려앉았다. 지난 1일 8만1100원이던 주가가 사흘 만에 15% 가까이 빠진 결과다. 5일 오전에도 7%대 급락중이다.LG는 증시 전반의 급락세에 자회사들의 실적악재가 가세하면서 낙폭이 더 커졌다. 특히 IT 계열사의 부진이 컸다. 스마트폰 사업부진에 시달려온 LG전자는 캐시카우로 여겨졌던 가전제품에서도 이익이 줄면서 이날 2년5개월 만에 최저가로 추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악화로 이들에 발광다이오드(LED)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도 힘을 못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년5개월 만에, LG이노텍은 1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문제는 이 같은 실적부진이 아직 진행형이란 점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 계열이 회복되면 LG의 주가 역시 상승추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 아직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IT 계열이 죽을 쑤는 사이 화학계열사가 힘을 실어줬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58만3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4일 41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하락률이 29%에 달한다.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탓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해 2분기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와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7.2%, 6.3% 줄어든 7754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의 데이터네트워크 장애 사고까지 발생해 설상가상이 됐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진출로 야심차게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중 일어난 일이라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마케팅비 증가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2% 하락한 603억원을 기록했는데 최대 200억원으로 추정되는 보상금액에 따라 3분기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기대를 걸었던 비상장 자회사의 성장도 불확실해졌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잇따라 MRO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최대 MRO 기업 LG서브원을 갖고 있는 것이 오히려 짐이 된 상황이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브원의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앞으로 LG 순자산가치에서 높은 프리미엄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주가에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천우진 기자 endorphin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