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지난해 철강 생산량이 발표치 보다 4000만톤 가량 더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영국 철강 컨설팅업체 맵스(MEPS)는 중국의 지난해 철강 생산량을 6억7200만톤으로 추정했다.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나온다고 밝혔다.맵스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철강 생산량을 6억2700만톤이라고 집계했지만 독일의 한해 평균 철강 생산량과 맞먹는 4000만톤의 철강 생산량이 통계에서 누락됐다고 전했다.맵스의 피터 피시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철강 생산량이 실제보다 축소된 이유로 강압적으로 진행된 소규모 철강업계 통폐합을 지적했다. 중국의 상당수 조강업체들이 많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경제성이 안좋다는 이유로 정부의 압력을 받아 폐쇄됐지만 실제로는 공장 폐쇄를 가정한 것일 뿐 몰래 철강 생산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시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정부 발표치 보다 더 많이 생산되고 있는 철강은 철강 생산의 원재료로 쓰이는 철광석의 수요·공급을 왜곡시켜 글로벌 상품 시장에서 철광석 가격 급등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2009년 1월 이후 지금까지 철광석 가격은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철강 가격이 50% 가량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철광석 상승폭이 더 큰 것이다.철강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철강 생산량 통계 발표가 축소됐다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철강 생산량에 대해 맵스가 추정한 수치가 그럴듯하다는 것이다.베이징메탈컨설팅의 쉬종보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철강 생산량은 정부 정책에 따라 조정돼 발표되곤 한다"며 "중앙 정부가 전체 철강 생산량을 줄이는 분위기면 각 지방정부는 지역의 철강 생산량을 축소해 신고한다"고 말했다.리오틴토, 발레, BHP빌리턴 등 세계 3대 철광석 업체 중 한 곳도 "중국의 지난해 철강 생산량이 실제 보다 축소됐다는데 동의한다"고 FT에 귀띔해줬다.한편 중국의 올해 철강 생산량도 같은 이유로 실제 보다 축소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는 최근 낙후설비를 보유한 기업 2255개사를 퇴출 대상 명단에 올렸는데, 그 중 제철, 제강 기업이 154개나 됐다. 중국 정부는 연말까지 명단에 들어간 기업들을 완전히 퇴출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예정이지만 실제로 이들이 공장 문을 완전히 닫고 시장에서 발을 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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