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오늘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을 지낸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도 곧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엊그제는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구속했다. 금감원과 감사원, 금융위에 이르기까지 감독 연관 부처가 모두 비리에 연결돼 있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2006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등으로 있으면서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규제 완화를 도와준 혐의다. 2008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때 부산저축은행의 대전ㆍ전주저축은행 인수에 편의를 봐준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원장의 검찰 소환으로 그동안 저축은행 비리 사건은 금감원의 감독 실패라며 무관함을 주장했던 금융위도 이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김종창 전 금감원장의 비리연루 의혹은 충격적이다. 김 전 원장은 금감원장 재직 중 저축은행의 PF 부실이 커지고 있는데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미루는 등 저축은행 부실 처리에 소극적이었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더욱이 지난해 감사원의 저축은행 감사 때는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과의 면담 요청을 거절당하자 정창영 사무총장을 찾아가 저축은행 감사에 대한 업계의 반발 분위기를 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한다. 다 그만 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감독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비리 의혹의 도마에 오른 현실이 참담할 따름이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비리가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ㆍ현 정권의 정ㆍ관계 고위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현 정권의 청와대 핵심 인사는 물론 김대중ㆍ노무현 정권 당시 정관계 실세들의 실명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자신의 "오만 군데서 압력이 들어왔다"는 발언의 실상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해 '오만 군데'의 압력을 소상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결국 검찰의 몫이다.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성역 없는 수사로 한 점 의혹 없이 비리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깃털이 아닌 비호세력의 몸통에 칼끝을 겨누어 검은 권력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거듭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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