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4>, 개봉 8일 만에 관객수 급락한 까닭은?

잭 스패로우가 <써니>의 소녀들에게 밀려 박스오피스 1위를 내줬다. 개봉 8일 만이다.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자랑하며 개봉 첫주 130만 관객을 모았던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이하 <캐리비안 4>)는 개봉 8일째인 26일, 새로 개봉한 <쿵푸팬더2>은 물론 개봉 4주차인 <써니>에도 관객수가 밀리며 3위로 급락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26일 개봉한 <쿵푸팬더2>는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첫날 전국 12만 9462명을 모으며 1위를 차지했다. 관객 점유율은 42.8%다. <캐리비안 4>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던 <써니>는 <캐리비안 4>를 오히려 3위로 끌어내리고 굳건히 2위를 지켰다. 이날 관객수는 7만 3370명. 7만 3113명을 모은 <캐리비안 4>를 200여 명 차이로 제쳤다. 개봉 8일 만에 180만 관객을 모은 <캐리비안 4>의 인기가 갑자기 급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뻔한 답이지만 <캐리비안 4>가 충분히 재미있지 않기 때문이다. <캐리비안 4>는 인기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속편이라는 것 외에는 그다지 장점이 많지 않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최대 장점은 오만방자하지만 엉뚱하고 귀여운 허풍쟁이 선장 잭 스패로우의 매력이다. 올랜도 블룸과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한 커플이 만들어내는 성적·극적 긴장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미성년자도 안전하게 소비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긴장감은 이 시리즈의 필수 요소다. 섹시하지 않은 잭 스패로우는 그저 평범한 액션 영화 주인공일 뿐이다. 판타지 장르에 어울리는, 무시무시한 해적과 악당 캐릭터의 필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캐리비안 4>는 킬링타임용으로 무난한 영화이긴 하지만, 시리즈 이전 영화들의 매력들을 온전히 되살리진 못했다. 잭 스패로우의 괴팍하고 섹시한 매력은 현저히 줄었고, 올랜도 블룸과 키이라 나이틀리 대신 출연한 페넬로페 크루즈는 분량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무시무시한 악당도 없다. ‘검은수염’은 이전 악당에 비하면 훨씬 부드럽다. 여름 더위를 떨쳐버릴 만큼 화끈한 액션 시퀀스도 부족하다. <캐리비안 4>는 마치 시리즈가 한 차례 끝이 났다가 제대로 준비도 없이 다시 시작한 듯한 속편이다. <시카고>, <나인>의 롭 마셜 감독은 자신의 장기가 대작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뮤지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을 뿐이다. 5편은 2013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준비 중이다.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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