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대탐구생활] 애프터스쿨 ‘샴푸’ vs 씨스타19 ‘Ma Boy’
<div class="blockquote">이번주 <본격! 무대 탐구생활>의 주제는 ‘변신’이다. 대중은 가수에게 늘 변신을 요구하고, 가수들은 앨범을 낼 때마다 새로운 콘셉트와 새로운 노래,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가수들은 어떻게 무대 위에서 새로움을 연출할 수 있을까. 최근 컴백한 애프터스쿨의 ‘샴푸’와 그룹 씨스타의 유닛 씨스타19의 ‘Ma Boy’ 역시 기존 이미지에서 변화된 콘셉트를 선보였다. 새로운 색깔이 덧입혀진 두 팀의 무대를 탐구해보자.
애프터스쿨 - 샴푸
마칭 드럼, 탭댄스 등 애프터 스쿨은 가희를 주축으로 강렬한 퍼포먼스가 강점이다. ‘Diva’에서는 말 그대로 ‘잘 노는 자유분방한 언니들’이었다면, ‘Bang!'은 힘 있는 단체 군무가 돋보였다. 애프터 스쿨은 매 무대마다 콘셉트가 분명한 퍼포먼스를 통해 대중에게 그들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애프터 스쿨의 신곡 '샴푸‘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Bang!’으로 강렬한 여성 그룹의 이미지를 만들어갈 때 쯤,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곡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가희가 전면에 나서는 ‘Let's Step up'의 탭댄스 군무는 이전처럼 강렬한 애프터 스쿨의 이미지를 이어갔지만, ‘샴푸’는 곡의 피아노 연주에 따라 마치 피아노를 치듯 부드러운 손동작으로 곡을 시작한다. 애프터 스쿨 스스로 본인들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겠다고 밝힌 것처럼, 그들은 범접하기 힘든 언니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여성의 모습을 강조한다. 마칭 밴드의 인트로 무대에서 ‘Bang'의 치어리더 콘셉트로 이어졌던 지난 앨범이 하나의 콘셉트가 애프터 스쿨의 이미지를 만들었던 것과 달리, 파워풀한 모습과 여성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한 것이 애프터 스쿨의 콘셉트였던 셈이다.
그러나 ‘샴푸’는 오히려 애프터스쿨의 색깔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샴푸’의 동작은 굉장히 큰 편이다. 손을 쭉 뻗거나 긴 다리를 강조하며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흘러내리는’ 샴푸의 향기를 표현하기 위해 손으로 몸을 감싸고, “별별별 이유로“라는 가사에서는 손바닥을 폈다 오므리면서 짧게 포인트를 준다. 선을 강조한 안무로 노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노래하는 멤버 뒤에 2명 내지 4명이 함께 춤추는 구도를 만들면서 9명의 멤버로 무대 위에서 여러 조합을 보여줄 수 있다. 이는 소녀시대가 ‘훗’에서 멤버들을 세 팀으로 나눠 각자 다른 느낌을 부여한 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샴푸’는 다채로운 안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룹의 이미지가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너 때문에’에서도 애프터 스쿨은 군무뿐만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동작들이 많았다. 여기에 곡의 클라이막스에서 힘 있는 포인트 안무가 들어가며 애프터스쿨의 개성이 발휘됐다. 반면 ‘샴푸’에서 애프터스쿨은 작고 부드러운 동작을 이어갈 뿐, 그룹의 이미지를 하나로 보여줄 포인트가 없다. 분위기는 좋은데 기억에 남지 않는 미인 같은 느낌이다. 또한 ‘샴푸’의 무대의상은 시각적으로 다리를 강조하는 짧은 의상이라는 점 외에 특징을 찾기 힘들다. 최근 레인보우, 씨스타 등 여러 가수들이 다리를 보이는 짧은 의상을 입어 이런 의상이 더욱 흔한 콘셉트가 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Bang!’의 마칭 밴드 복장이나 멤버들의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조금씩 달랐던 ‘너 때문에’의 의상에 비해 ‘샴푸’의 의상은 명확한 콘셉트나 멤버 개개인의 개성이 모두 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애프터스쿨의 퍼포먼스의 중심이었던 가희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만일 유닛으로 활동한 오렌지캬라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유이, 솔로앨범을 발표한 가희, 새로 들어온 멤버인 이영까지 하나의 색깔로 묶겠다는 의도였다면 성공이긴 성공이다. 하지만 그건 그룹의 색깔이 하나로 통일 돼서가 아니라, 그룹의 색깔 자체가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Let's Dance
운전 시 오른쪽 방향으로 유턴할 때, “모두 지워버려요” 부분에서 유이가 오른쪽 손을 둥글게 돌리는 안무를 떠올린다. 그리고 유턴. 좌회전은 안 된다. 유이는 우측으로만 돌리기 때문. Motion Capture
- “너의 눈을 따갑게 할 거야”: 오렌지 캬라멜에서 갈고 닦은 레이나의 포인트 안무 -“입술이 사랑을 얘기할 땐” : 90도로 예의바르게 인사하는 듯 한 애프터 스쿨 안무, 킬힐을 신고도 절대 중심을 잃지 않는다. - “널 영원히 취하게 할 거야”:강렬한 샤론스톤 눈빛으로 취하게 만드는 베카. <hr/>씨스타19 - MA BOY
애프터 스쿨이 동작이 많은데 반해 확실한 포인트가 없다면, 씨스타의 보컬리스트 효린과 래퍼 보라로 구성된 유닛 씨스타 19는 정반대다. 애프터스쿨이 다양한 유닛과 솔로 활동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갖게 된 멤버들의 이미지를 하나로 합친 것에 가깝다면, 씨스타 19의 'Ma Boy'는 ‘Push push’부터 ‘니 까짓게’까지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가진 씨스타에서 성인이 된 두 멤버를 빼내 더욱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무대 역시 거기에 충실하다. ‘Ma Boy'의 노래 초반에 나오는 의자를 이용한 안무는 섹시함을 최대한 부각한다. 보라의 긴 다리는 ‘Ma Boy’에서 의자 위로 다리를 올리는 안무로 더욱 부각되고, 가슴을 강조한 춤 역시 씨스타 19가 ‘19’라는 숫자를 들고 나온 그룹인 만큼 섹시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보라가 자신의 강점을 살린 안무를 하면 효린이 노래를 부르면서 멤버 각자의 개성을 한 무대에 표현한다.
그러나 노래가 흐를수록 ‘Ma Boy’의 무대가 가진 집중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후렴구 의 포인트 안무인 가슴을 강조한 웨이브는 분명히 중독성이 있다. 하지만 후렴구에서 이 춤 하나만을 반복하는 것은 문제다. 전반부의 의자춤과 후렴구의 웨이브 외에는 딱히 인상적인 동작이나 짜임새 있는 안무 연결이 없다. 클라이막스를 표현하는 춤과 포인트 안무가 결국 하나이다보니 남는 것은 ‘의자’나 ‘웨이브’같은 이미지뿐이다. 멤버수가 네 명에서 두 명으로 줄었을 때는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이 한정돼 있지만, ‘Ma boy’는 네 명 중 두 명이 추는 분량만을 추려서 반복한 듯한 느낌이다. 효린의 노래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지만, 안무는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성공한 유닛은 그 유닛만의 색깔이 분명했다. GD & TOP이 그랬고, 오렌지캬라멜이 그랬다. 단지 섹시한 이미지나 한 가지 포인트 안무로 유닛의 이미지를 만든다면 그 자체로의 정체성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Let's Dance
곧게 뻗은 다리로 의자를 넘는 보라의 안무는 영화관이나 야구장 의자에 앉아있는데 내 앞의 좁은 공간으로 사람이 지나가고자 할 때 활용 가능하다. 단, 다리로 넘기다 힘이 빠져 지나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 Motion Capture
- “Ma Boy” : 이 춤도 역시 그 모티브는 에서부터. 수달 - 비 - 씨스타19로 계보가 이어진다. - “혼자 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콤파스처럼 꼭지점을 찍고 반원 그리는 보라의 다리. 조만간 다리 보험 들 기세. -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했잖아” : 변해가는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보라의 앉아있는 내면연기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데일리팀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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