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허덕이는 국내 항공사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신음하고 있다.유가 급등에 따른 운항 비용이 확대된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 여파로 황금 노선 여행 수요가 주춤하는 등 외부 변수가 즐비한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인력 이탈, 음주 파문, 면세품 강매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안팎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알짜' 노선을 둘러싼 항공사 간 경쟁이 감정 대립 양상으로 번진 상황이다.항공사 한 관계자는 "결국 수익성 악화 우려에서 촉발된 것"이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고 토로했다.지난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양사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한 차례 전면전을 치렀다. 국토해양부가 김포~베이징 노선의 운수권을 각 사에 주 7회씩 배분한 데 따른 후폭풍이었다.아시아나항공은 "지금껏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피력했던 대한항공이 뒤늦게 노선 경쟁에 뛰어들고 운수권을 받아간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강력히 주장했고 대한항공은 "노선 개설에 반대한 적이 없을 뿐더러 독식을 하려는 아시아나항공이 허무맹랑한 욕심을 내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맞받아쳤다.이 같은 항공사 간 기 싸움은 대형사만의 일이 아니다. 일본 대지진 이전에는 저비용항공사(LCC) 사이에서 도쿄 노선을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으며 최근에는 부산발 하늘 길을 놓고 일부 LCC의 경쟁 구도가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특히 일본 대지진 이후 기존 황금 노선이었던 일본의 여행 수요를 대체할 만한 지역으로 중국과 홍콩 등이 급부상하면서 '생존'을 건 경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각 사별로 안에서 불거진 근심도 크다. 대한항공의 경우 에어부산과 조종사 인력 이탈을 놓고 공방 중이며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승무원(기장)이 당국의 음주 단속에 적발되는 수모를 겪었다.일각에서는 고유가 시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어 과도한 경쟁 구도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분기 나란히 외형은 확대됐지만 내실은 줄어드는 '기형적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2%, 30.2% 감소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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