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버냉키 FRB 의장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시장의 시선이 27일(현지시간) 열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기자회견에 쏠리고 있다.미국의 경제 전문 웹사이트 마켓워치는 버냉키 의장이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97년 FRB 역사상 처음 기자회견을 갖을 예정이라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버냉키의 이번 기자회견에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경기 출구전략과 관련해 어떤 실마리를 포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대다수 전문가는 FRB가 이달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추가 양적완화(QE2)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통제가능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의 물가 급등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강조해왔다. FRB가 인플레 척도로 사용하고 있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지난달 1.2%에 그쳐 FRB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2%에 한참 못미쳤다.28일 발표될 미국의 올해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역시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는 고(高)유가 탓에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몇몇 전문가는 1분기 GDP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3.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버냉키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물가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라도 표출한다면 시장은 이를 조기 금리인상의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다. 버냉키 의장도 치솟는 유가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무려 23%나 뛰었다.버냉키 의장이 미 경제 성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평가한다면 6월 말 QE2 종료 후 추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끝나면 미 국채의 경우 최대 구매자를 잃게 돼 가격은 급락하고 채권 금리가 치솟을 것"이라고 24일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QE2 시행 후 FRB는 미 국채의 약 70%를 사들였다.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끝나면 유동성 고갈로 증시도 타격을 입을 듯하다.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미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버냉키 의장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번 기자회견이 속 빈 강정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기자회견 자체가 FRB의 필요 때문이 아니라 "투명성을 높이라"는 정치권의 요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아직 FRB 내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버냉키 의장이 시장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발언은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은 기자들과 갖게 될 질의ㆍ응답 시간에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염려해 지난 주말 기자회견 요령을 강도 높게 연습했다는 후문도 있다.저널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상관 없이 FRB가 점진적인 출구전략으로 선회할 게 분명하다"면서 "3차 양적완화가 시행되리라 보는 전문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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