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빛낸 두 얼굴, '이사철-우제창'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국회 정무위원회가 3월 임시국회 최우수 상임위로 떠올랐다. 여야가 다툼이 아니라 서로 손잡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18대 국회 전반기 여야가 파행과 공전을 겪을 때에도 '민생 우선'을 내세우며 모범적인 활동을 보였던 지식경제위원회에 버금가는 활약상을 보인 것. 정무위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9일 처리한 데 이어 정부의 반대가 적지 않았던 하도급거래공정화법 개정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예보법 개정안은 '금융권 공동계정' 설치를 주장하는 정부·여당과 '공적자금 투입'을 주장하는 민주당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임시국회 처리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 금융권과 정부 자금이 동시에 들어가는 '구조조정특별계정 설치'에 합의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기술탈취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은 현행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며 정부와 재계의 반대가 거셌지만 여야가 똘똘 뭉쳐 관철시켰다. 두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 최대 쟁점 법안들로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한·EU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구제역·UAE(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 국정조사, 전월세 대책 등을 놓고 주요 상임위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했던 것과 달리 유독 정무위만이 우수한 성적표를 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협상의 산파역을 맞았던 여야 간사들은 정무위를 빛낸 숨은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존중, 한 발 물러서는 양보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강조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은 11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 "우제창 민주당 간사는 솔직하고 성실해 신뢰관계가 깊다"며 "이를 믿고 민주당의 의견을 수용하고 정부와 한나라당이 많은 양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번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4월로 넘겨야 하는데 4월에는 재보선이 예정돼 법안 처리가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을 위해 하도급법 개정안을, 저축은행 부실로 아우성치는 현장의 목소리 때문에 예보법 개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여야간에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행 법체계와 맞지 않는 과잉규제라는 비판을 받아온 하도급법 개정안과 관련, "우리당 서민특위에서 강력하게 주장했다"며 "여당이면서도 정부를 밀어붙였고 정부안도 많이 반영된 윈윈"이라고 평가했다.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 역시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여야간 다툼에서 100%를 다 가져오려고 하면 안된다. 요즘 국회가 100% 다 가지려고 하니 밀어붙이고 갈등이 생긴다"며 "예보법 및 하도급 개정안 처리 합의는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국회가 이렇게 굴러가야 한다는 타협과 협상의 표본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예보법 개정안 협상과 관련, "예보법은 여야가 적절하게 한발씩 물러나 서로 얻은 것이 있다"며 "여야 내부적으로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딜을 깨지 않기 위해 신뢰를 갖고 설득한 점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도급 개정안과 관련, "여야가 합심해서 정부를 같이 설득시켰다"며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서민특위 소속 의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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