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이 "대북경계조치 강화냐 피랍선박 차단이냐"라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해 천안함사건과 연평도도발에 대북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소말리아부근 선박피랍도 증가해 국내업체보호도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17일 "지난해 천안함사건과 연평도도발을 계기로 국내 대북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 청해부대의 소환을 고려했으나 해운업계의 반발로 검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피랍선박 '청해부대가 유일한 대책'= 지난해 전 세계 해상에서 발생한 선박 피랍 건수가 전년도보다 3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적에 피랍된 선박 건수는 66건으로 2009년(49건)보다 34.7% 늘었다. 이 중 4척을 제외한 62척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납치됐다. 해적이 상선을 공격한 수도 증가했다. 지난해는 총 446건으로 전년도(406건)보다 9.8%증가했다. 2008년도(293건)에 비해서는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해적 출몰이 잦은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의 공격 건수는 225건으로 전체 건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소말리아 인근 해역 등에서 활동하는 해적의 활동반경도 넓어지고 있으며 피랍방식도 고가의 대량화물을 실은 선박을 피랍해 모선으로 삼아 인도양까지 나가 거액의 석방금을 요구하는 등 대담해지고 있다. 이같은 방식으로 지난해의 평균 석방금은 900만 달러로 전년도보다 2배 넘게 뛰었다. 국내 어선은 지난 2006년 원양어선 동원호 납치 이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한국 선박만 해도 모두 7척에 이른다. 지난해 삼호드림호는 해적들에게 피랍된지 217일 만에 풀려났다. 선원들의 몸값으로 해적들에게 105억이 지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 행위로 몸값지급, 선박 및 화물피해, 화물운송 지연, 선박보험료 증가 등 경제적 피해만 연간 10억달라다.이에 정부는 해운회사들이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자구책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소말리아 인근이나 인도양을 오가는 국내 해운사 소속 선박에 총기 등으로 무장한 보안요원의 탑승 의무화를 고려하고 있다. 또 선박에 강철 등으로 밀폐된 공간을 만들고 해적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선원피난처' 설치 의무화도 추진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적들에 대한 대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기업별로 대책을 강구하라는 대책만 나오고 있다"면서 "청해부대 등 해군력을 강화해달라고 추가로 요청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어선보호만큼 중요한 대북 군사적대응= 군당국은 해운업계의 요청에 난감하다. 지난해 천안함사건, 연평도도발에 대북경계조치가 강화된 만큼 청해부대의 복귀도 앞당겨야하지만 지금은 삼호주얼리호를 지켜내는 것이 우선이다.이에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은 현재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쫒아가고 있다. 선박 피랍 해상은 청해부대의 작전해역인 아덴만 해역으로부터 2000Km 떨어진 지점으로 빠르면 17일 밤 피랍선박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현재 피랍된 삼호주얼리호가 육지에 도착하기 전에 근접기동해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작전투입은 근접기동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함은 특수전(UDT/SEAL) 검문.검색팀, 해병경계대 등 300여명이 탑승하고 있으며 탑재된 1대의 대잠 링스헬기에는 K-6 중기관총 1정과 공대함 유도탄(Sea Skua) 4기, 대잠어뢰(MK44) 1기가 장착되어 있고 3시간가량 공중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또 분당 4500발로 6㎞ 거리의 미사일을 명중시킬 수 있는 근접방어무기인 30㎜ 골키퍼 1문과 32㎞까지 포탄을 날릴 수 있는 5인치 함포 1문, 함대함유도탄 하푼 8기, 함대공유도탄 SM-2 32기 등을 장착하고 있다. 장병용 개인화기인 K-1, K-2 소총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시속 99㎞의 속도를 자랑하는 고속단정은 전장 8.5m, 폭 3m로 15명의 특수전 요원이 탑승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해운업계 요청을 우리어선보호를 묵과할 수 는 없지만 현시점에서는 대북 군사적조치가 우선순위인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양낙규 기자 if@ⓒ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