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3년 반 가까이 끌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우여곡절 끝에 타결됐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측의 요구가 상당부분 수용되면서 “협정문 수정은 없다”던 우리 정부의 방침이 사실상 철회된 모양새가 됐다. 미국 재계와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했지만 국내에서는 당장 야당이 반발하는 등 이후 국회 비준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세계 금융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유로존 위기는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언제라도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 8%→4%(미국차 수입관세)= 이번 한·미 FTA에서 그 동안 자동차 무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 온 미국측은 상당한 양보를 얻어냈다. 미국측이 먼저 발표한 협정문 내용에 따르면 미국측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철폐를 상당기간 늦췄다. 한국차 수입에 대한 2.5%의 관세철폐 시한을 5년으로 연장하는 한편 한국산 트럭에 대한 25% 관세도 8년간 유지된다. 국내로 수출되는 미국산 차에 대한 각종 환경기준 적용도 크게 완화되는 등 미국차의 국내 시장 접근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자동차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도 새로 마련됐다. 반면 한국은 미국산 차 수입관세 8%를 4% 정도로 낮추고 5년 뒤 완전 철폐키로 했으며 미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도 즉시 철폐한다. 미국산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세 8%도 당초 10년뒤 폐지에서 4%로 감면·5년뒤 폐지로 완화됐다. 우리 정부는 자동차 분야 외에 돼지고기 관세철폐기간을 2016년으로 2년 연장하고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의무 이행을 3년 유예하며 기업내 전근자 비자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850억유로= 유로존 위기의 진앙지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850억유로의 긴급 구제금융자금을 수혈받았다. 일단 ‘큰불’은 끈 셈이지만 시장의 우려는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또다른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유로화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포르투갈·스페인·이탈리아·벨기에 등 대표적인 재정위기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들 나라의 국채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각국 은행들도 재정 조달에 부담이 커졌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스페인을 “방안의 거대한 코끼리”에 비유하면서 유럽 재정적자 위기의 최대 문제는 스페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ECB는 금리를 20개월째 사상최저 수준인 1%로 동결하는 한편 내년 초 종료될 예정이었던 긴급 대출프로그램을 연장하고 채권 매입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ECB가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의 국채를 매입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9.2%= 연말 쇼핑시즌에 따른 내수 활성화와 함께 제조업과 고용 등 미국 경제지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전미소매연맹(NRF)의 집계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인 25일부터 27일까지 쇼핑 금액은 지난해에 비해 9.2% 증가한 450억 달러로 2004년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고 상점과 온라인 쇼핑몰 방문자 수도 2억1000만 명으로 8.7% 늘었다. 미국 11월 ISM 제조업지수도 전월에 이어 확장 기조를 이어갔다. 민간 고용지수도 3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발표한 지역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은 "고용 개선과 제조업 확대에 힙입어 미국 경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연말 쇼핑시즌에 따른 내수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 25만1287건= 정부기관 등의 기밀문건을 입수해 공공에 폭로해 왔던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번에는 미국 국무부의 비밀 외교전문 25만여건을 공고하면서 전세계 외교가에 일대 파문이 일었다.영국·프랑스·러시아 등 각국 정상들의 사적 비화들에 미 외교 당국자들의 ‘뒷담화’까지 낱낱이 드러나면서 미 외교당국은 수습에 진땀을 흘렸다. 미국이 유엔 고위인사들을 사찰해 왔음이 밝혀져 도덕성에 타격을 입기도 했으며 이란 핵개발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긴밀히 공조해 왔다는 것도 밝혀졌다. 북핵 6자회담을 놓고 중국 등 각국이 벌인 치열한 외교전의 일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고위 인사의 망명 사실이 새로 드러나기도 했다. 미국 등 각국은 위키리크스 서버를 폐쇄하는 등 ‘손보기’에 나섰고 창립자 줄리언 어샌지는 인터폴에 쫒기는 몸이 됐다. 하지만 위키리크스 측은 내년초 미국 금융권 관련 정보를 폭로할 것이며 “대형 은행 한두곳을 쓰러뜨리기 충분한 파급력”이라고 밝혀 월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외신들은 창립자 어샌지의 인터뷰를 근거로 위키리크스의 다음 목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경제부 김영식 기자 gra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