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특위 '지배구조 시나리오별 논의'(종합)

재일교포 사외이사 "신한 빅3 이사직 사퇴 계속 요구할 것" 윤계섭 위원장 "신한 빅3 이사회가 정죄할 일 아니다"[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신한금융지주 특별위원회(특위)가 본격적인 지배구조 논의에 착수하면서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개편과 차기 경영진 구성 등의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라응찬 전 회장 등 신한금융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신한금융 빅3(라 전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은행장)의 등기이사직 사퇴에 대해서는 국내 사외이사들과 재일교포 사외이사들 사이 대립 양상을 보였지만 특위 논의에 차질을 빚을 만큼 문제가 확대되진 않았다.윤계섭 사외이사(특위 위원장, 서울대 교수)는 25일 오후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특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배구조에 대해 6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놓고 큰 그림에서 논의를 시작했다"며 "한국적 지배구조를 살피고 컨설팅,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검토를 통해 지배구조가 결정되면 그때 차기 경영진과 간부 후보군을 추릴 것"이라고 말했다.◇지배구조 개편 논의 본격화 =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윤 이사는 "6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놓고 학교에서하듯 케이스(Case) 스터디 했다"고 말했다. 특위는 경영형태 구성을 현 체제대로 유지하거나 대표이사 회장과 사장의 기능을 통합해 회장과 은행장만 두거나 사장과 은행장만 두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놓고 고민을 시작했다. 결국 ▲지배구조의 큰 그림을 그리고 ▲6가지 시나리오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신한의 약점, 강점, 위험, 경쟁 조건 등을 따져서 ▲맞는 사람을 찾는 단계로 일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게 이날 특위의 주요 논의 내용이었고 앞으로의 논의 흐름으로 정리된다.특위는 이른 시일 내에 컨설팅사를 선정, 구체적인 자문도 받을 예정이다. 내달 9일 열릴 3차 특위 회의에서는 컨설팅 관계자도 참석하게 된다.윤 이사는 '맞는 사람을 찾는'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3월 주총 이전에는 반드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료 출신을 배제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얘기할 수 없다"며 일축했다.윤 이사는 "학교에서 가르치던 것과 현실이 많이 다르다"며 "(지배구조 개편 등을 통해) 신한이 제2단계 로켓을 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히라카와 요지 재일교포 사외이사도 차기 경영진 구성에 대해 "방법론을 얘기했고 컨설팅사 논의 참고하면서 얘기했다"며 "더 좋은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경영진으로 관료 출신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는 "재일교포 주주나 사외이사 모두 (관료 출신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라 전 회장 등 등기이사직 물러나야" = 라 전 회장 등 신한 빅3의 등기이사직 사퇴 등에 대해서는 국내이사들과 재일교포 주주들이 입장 차를 뚜렷히 했다. 윤 이사는 빅3의 이사직 사퇴 문제에 대해 "논의는 했지만 특위가 결의하는 기관이 아니고 이사직 사퇴는 기관(법원)이 결정할 문제이지 우리(이사회)가 정죄할 일이 못된다"고 강조했다.반면 히라카와 요지 이사는 "라응찬 전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에 대해 특위에서 논의했고 사회윤리적으로도 라 전 회장과 신 사장, 이 행장이 사퇴해야한다"고 말했다.히라카와 요지 이사는 "지난 9일 특위에서 문제가 되는 3명은 이사직 사퇴해야 한다고 얘기했고 논의가 되는 줄 알았으나 오늘 보니 다른 이사들(국내 사외이사)과 생각이 달랐다"며 입장 차가 있음을 밝혔다.그는 "법률적으로 이사회가 (강제)사퇴를 못시키기 때문에 본인들 결정에 맡기겠지만 특위가 구성된 이상 전체 이사들의 명의로 양심적 판단을 하도록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이날 특위에 참석했던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은 각자 흩어져 신한 본점 로비에서 밖으로 퇴장했다가 10여분 후 함께 입장해 신한 빅3 동반 이사직 사퇴 등 입장을 밝혔다. ◇내달 16일 이사회 열려 = 신한금융 이사진은 내달 9일 특위를, 16일에는 이사회를 각각 열기로 했다. 내달 16일 이사회 직후에는 특위 회의가 이어서 열리며 이날에는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신한금융의 현실적인 문제 등 그간의 분석 내용을 토대로 논의가 활발해 질 전망이다.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은 특위 운영이나 빅3 퇴진 문제에 대한 견해 차를 보였지만 특위 회의에는 계속 참석해 지배구조 개편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견차로 특위 운영이 파행을 겪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계섭 이사는 이날 특위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날 특위에는 류시열 신한금융 회장과 국내 사외이사, BNP파리바측 등 8명이 참석했다. 정행남 사외이사를 제외한 재일교포 사외이사 3명은 이날 오후 2시 특위 회의에 참석했고 2시간 10분 가량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 이후 특위 위원들은 류 회장 집무실에서 40여분 간 대화를 나누다 퇴장했다.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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