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연말 1100원 갈듯

글로벌달러 약세+위안화 절상+엔고..펀더멘털+금리매력 달러유입지속..G20의장국 개입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남현 기자] 원·달러환율이 올 연말 1100원까지 떨어질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내외적으로 국내에 달러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방어하기도 부담스럽다는 진단이다. 투기세력까지 가세할 경우 추가하락 여지도 있다는 지적이다.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이 전장대비 4.30원 하락한 1142.00원을 기록했다. 4거래일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1139.8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환율이 114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14일 1130.50원(종가기준)을 기록한후 4개월 보름만이다.오후 5시38분 현재 글로벌외환시장에서 달러·엔환율은 0.28엔 내린 83.62엔을, 유로·달러는 0.0025달러 오른 1.3594달러를 기록중이다.

[표] 원달러환율 추이(일별)[제공 : 마켓포인트]

[표] 유로달러 추이(일별)[제공 : 마켓포인트]

◆ 글로벌달러 약세+양호한 펀더멘털 = 대외적으로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양적완화정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원·달러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다. 미 연준(Fed)이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경제회복을 위해 추가부양에 나설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이 미국채 등을 매입하면서 시장에 달러가 풀렸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김명실 현대선물 외환애널리스트는 “미국정부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자국내 달러자금이 풀리고 있다. 이같은 달러유동성이 신흥시장국으로 흘러들고 있다”고 전했다.여기에 위안화절상과 엔고 문제 등도 원·달러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연초 6.8 위안과 92엔을 보이던 위안화와 엔화가 최근 6.7위안과 83엔대로 떨어졌다. 절상폭이 위안화는 1.5%내지 2%, 엔화는 8~9%에 이른다. 반면 지난해말 1164.50원을 기록했던 원·달러가 1140원대에 머물고 있는 모습이다. 한중일 3국이 대미수출 흑자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원화절상폭이 비교적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중일 3국은 대미수출 흑자국이다. 위안화절상과 엔화강세상황에서 그간 원화가치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말했다.대내요인으로는 양호한 펀더멘털과 매력적인 금리수준이 꼽히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중 국제수지에 따르면 8월말까지 경상수지가 195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경상수지 흑자폭을 150억달러로 예상했던 상황에서 이미 전망치를 초과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전망했던 210억달러 흑자폭도 넘을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영복 한국은행 팀장은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이 지난 7월 전망했던 210억달러보다 클듯 하다”고 밝혔다. 김정식 교수도 “연내 250억달러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여기에 정책금리가 2.25%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지표물 금리가 3%대 중반에서 4% 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달러자금 유입요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은 물론 채권 매수세를 늘리고 있다. 김명실 애널리스트는 “풍부한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펀더멘털과 금리수준이 유리한 국내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입 마땅찮은 당국 = 원·달러가 지속적으로 하락세지만 당국이 개입하기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G20회의에서 미국이 환율조작국 등에 대한 논의를 할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G20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일본처럼 대놓고 환율방어에 나설수 없는 이유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민감한 때라 어떤말도 해줄수 없다”면서도 “원·달러가 하락하면서 외환시장에서 개입경계감이 여전한 것으로 안다. 그런 경계감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어려움을 내비쳤다.김명실 애널리스트도 “G20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환율하락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내외 상황이 맞물리면서 올 연말 1100원까지 떨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당국개입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투기세력이 유입될 경우 추가하락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김정식 교수는 “중국과 일본의 절상폭 정도까지 원·달러가 떨어질수 있겠다”면서 “국내시장에 달러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다 당국 개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를 이용한 환투기세력이 들어올 경우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김남현 기자 nh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남현 기자 nhkim@<ⓒ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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