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명박 대통령 65주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녘 동포와 해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제65주년 광복절을 온 국민과 함께 경축합니다.나라를 되찾기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 앞에 경건히 고개 숙입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다시 우뚝 선 광화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영욕이 함께했던 민족사 100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감개가 무량합니다.100년 전 우리는 나라를 잃었습니다. 광화문이 가로막혔습니다. 민족의 정기가 막혔습니다. 그러나 나라는 잃었지만 민족은 살아 있었습니다. 독립을 향한 노력과 투쟁은 면면히 이어졌습니다. 65년 전 우리는 그토록 갈망했던 광복을 맞았습니다. 대한민국의 건국으로 우리민족은 인류사의 보편적 길로 나아갈 길을 열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두 바퀴로 삼아 '발전의 신화'를 창조할 토대를 닦았습니다.하지만 역사는 다시 한 번 우리 민족에게 시련을 주었습니다. 6.25 전쟁의 비극속에서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우방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켰습니다.이후 불과 두 세대 만에 자유와 풍요가 넘치는 나라를 건설했습니다.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룬 성취는 가난과 억압으로 고통받는 모든 나라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고 있습니다.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위대한 도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는 순간부터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의 길로 가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다 함께 잘 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는 우리의 꿈입니다. 이 꿈을 향해,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쉼 없이 달려 왔습니다.우리가 처한 환경은 힘겨웠지만 국민 여러분의 도움과 노력 덕분에 성과가 있었습니다.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대한민국 경제가 더 강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세계사에 유례 없는 일입니다.G20 의장국이 되어 세계 정상들이 경제와 안보를 논의하는 회의를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당당하게,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려움을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러나 저는 여전히, 변화에 대한 갈증을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현장을 다니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한분 한분이 저에게는 선생님이었습니다.시장에서 만난 할머니는 아직도 살기 어렵다고 하십니다. 어린이집에서 만난 젊은 어머니는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공단에서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더 많은 지원을 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간담회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모두가 취업걱정입니다. 한결같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국정 목표입니다.친서민 중도 실용의 참뜻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부는 일자리와 교육, 문화, 보육,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서민의 행복을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노력과 배려를 해 나갈 것입니다.그러나 다양화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정부 혼자 모든 것을 다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 정치권, 기업 모두가 각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이것이 우리의 시장 경제를 보다 튼튼히 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길입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의 함정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분열과 갈등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이는 우리가 지켜온 가치와 체제를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세계 금융위기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탐욕에 빠진 자본주의는 세계와 인류를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인류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려면 우리는 시장경제에 필요한 윤리의 힘을 더욱 키우고 규범화해야 합니다. 실제 역사 속의 자본주의는 끊임없는 도전을 극복하면서 발전해왔습니다. 이번 경제 위기 속에서 세계의 지도자들은 지속적 성장과 공동 번영을 위해 새로운 질서와 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에 주목해야 합니다.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근면과 창의를 장려합니다. 공정한 사회에서는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집니다.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습니다.이런 사회라면 승자가 독식하지 않습니다. 지역과 지역이 함께 발전합니다. 노사가 협력하며 발전합니다.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상생합니다. 서민과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습니다.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정부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활기찬 시장경제를 위한 규제 개혁, 사교육비 절감을 포함한 교육 개혁,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든든학자금,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는 보금자리 주택, 소상공인을 위한 미소금융과 햇살론, 각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창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정책 등은 바로 공정한 사회를 위한 구체적 실천입니다.정부는 앞으로도 친서민중도실용 정책과 생활공감 정책을 더욱 강화하여 공정한사회가 깊이 뿌리 내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우리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시민들이 누리는 자유와 권리는 커졌지만, 책임의식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만과 불신이 팽배한 사회풍조도 걱정스럽습니다.개인주의는 만연하는 데 반해 가족과 같은 전통적 공동체는 약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와 발전의 의미를 다시 성찰할 계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경제의 양적 성장을 국민 각자 삶의 질의 향상으로 적극적으로 연계시켜야 합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와 행복을 국가 경영의 중심에 두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삶의 선진화'를 실현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정치가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의 정치도 '권력의 정치'에서 '삶의 정치'로 전환해야 합니다.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정치가 집단의 이익만 앞세운다면 우리 사회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정치권의 갈등과 분열은 바로 국민의 갈등과 분열로 이어집니다.저는 이미 극단적인 대결정치와 해묵은 지역주의를 해소하고, 지역 발전과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선진화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추진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됩니다.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랍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환경의 위기는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근본적이고 거대한 위협입니다. 2년 전 저는 이 자리에서 녹색성장의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전 세계로부터 폭넓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비전과 도전이 세계의 비전과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녹색성장은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회에서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녹색성장은 나와 나의 가족은 물론, 아마존의 숲과 북극곰까지 배려하는 성숙함을 전제로 합니다. 녹색성장시대에 우리 젊은이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근 과학기술과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거침없이 세계 최고에 도전하고 또한 성취하고 있습니다.저는 우리 젊은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성공을 믿습니다. 여러분의 꿈은 이미 세계를 품었습니다.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분야, 바로 녹색성장 분야에 도전하십시오.여러분은 우리 기성세대의 성취 위에 또 한 번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녹색 성장 분야에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녹색경제 시대에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도 많이 탄생할 것입니다. 녹색경제 시대에는 산업화, 정보화시대와 달리 대한민국의 원천기술로 세계를 주도하는 제2, 제3의 삼성, 현대가 나와야 합니다. 또한 나올 것입니다.이를 위해서 정부는 녹색기술 연구개발(R&D)체제를 대폭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2020년까지 세계 최고의 녹색강국 꿈을 이뤄 나갈 것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울 G20 정상회의가 87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회의는 지구촌의 새로운 질서를 규정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서울 회의를 계기로 G20이 명실상부한 지구촌의 문제 해결 기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서울 회의를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협력의 장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는 '공정한 지구촌'을 향한 대한민국의 제안입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제적 책임이자 사명입니다.사랑하는 7천만 동포 여러분! 6.25 전쟁이 발발한지 6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으로 남아있습니다. 남과 북이 함께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한민족의 염원이며, 진정한 광복을 이루는 길입니다. 그러나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공격은 평화에 대한 여망을 저버리는 도발이었습니다. 결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불행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있어서는 안 되며, 용납하지도 않을 것입니다.남과 북은 더 이상 불신과 대결로 점철된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은 이제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있는 변화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결이 아닌 공존, 정체가 아닌 발전을 지향해야 합니다. 주어진 분단 상황의 관리를 넘어서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우선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는 '평화공동체'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나아가 남북간의 포괄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 경제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남북한 경제의 통합을 준비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궁극적으로는 제도의 장벽을 허물고 한민족 모두의 존엄과 자유, 삶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민족공동체'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한민족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통일은 반드시 옵니다. 그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우리 사회 각계에서 폭넓게 논의해 주시기를 제안합니다. 정부는 한반도의 통일 비전 속에서 동북아 협력외교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와 긴밀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나라와 신뢰를 더욱 강화하면서, 미래의 통일된 한반도가 부여할 보다 큰 기회와 이익을 공유하는 호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자 합니다.국민 여러분, 100년 전 강제 병합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이제 한일 양국은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합니다.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일관계는 아픈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최근 일본 정부는 총리 담화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민을 향해, 한국민의 뜻에 반한 식민지배를 반성하고 사죄하였습니다. 저는 이것을 일본의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하고자 합니다.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제 한일 양국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도 함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가야할 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84년만에 제자리에 제 모습으로 복원된 광화문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를 활짝 열어갈 문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꿈은 더욱 확고해지고,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세계 속에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성공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한 삶으로 직결되도록 할 것입니다. 저와 정부는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며 우리의 꿈을 이루는데 헌신하겠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옳은 길로 가고 있습니다. 이 길 위에 돌부리가 있고 비바람이 거세다 하더라도 우리 위대한 국민은 다 잘 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향해 힘차게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은 대한민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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