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영원한 골잡이 삼성전자 선수가 일본전 월드컵 16강(3D TV)에서 또다시 승부의 쐐기골을 넣어 승리 했습니다. 무표정의 이건희 감독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피었습니다. 노련한 경험의 현대중공업 선수가 중국과의 준결승 후반전(조선)에 역전골을 넣는 통쾌한 쾌거를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독일전에선 예상치 못했던 현대차 선수(중대형차)가 연속 골을 기록중입니다' 월드컵 열풍으로 65억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다. 지구촌 곳곳이 밤낮없이 함성과 탄식으로 물들고 있는 것. 그런데 이런 월드컵 경기를 거의 매일 치르는 곳이 있다면 믿어질까. 바로 기업들이다. 기업들은 '글로벌 비즈니스 월드컵'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치른다. 한편에선 예선전부터 진검승부를 펼친다. 또 예선전도 없이 바로 결승 경기가 돼 후끈 달아오르기도 한다. 경기장도 한곳이 아니다. 맨해튼의 중심가에서부터 아프리카 오지에 이르기까지 시장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경기장이다. 상대 팀도 수시로 바뀐다. 어떨땐 치열한 몸싸움을, 어떨땐 변칙플레이를, 어떨땐 뚝심과 체력으로만 버텨야할 때도 있다. 축구공 월드컵과 달리 '아름다운 패배'나 '졌으나 이긴 것과 마찬가지' 등의 미사여구는 절대 있을 수 없다. 승자만의 세계가 기업월드컵이다. 그러다보니 생존을 걸고 게임에 임한다. 진다는 것은 죽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16강전에 명함도 못내밀던 대한민국 기업들은 이제 당당히 결승전에도 나서는 등 '글로벌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업종별 리그에선 이미 수차례 우승컵도 거머쥐었다. 난공불락이라는 평판마저 듣는 리그도 있다. 완벽한 스타플레이어를 앞세워 거침없는 골세리머니를 하며 상대를 주눅들게 만들기도 한다. 대한민국 주전선수들을 한번 읊어보자. 삼성전자, 현대ㆍ기아차, LG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 SK, 두산중공업, 한화, LG디스플레이, 삼성물산, 현대건설, STX, 대우조선해양…. 선수뿐만이 아니다. 지략과 용병술이 뛰어난 감독들도 넓게 포진해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서부터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구본무 LG회장, 최태원 SK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또 감독을 보좌하며 팀을 이끌고 있는 코칭스태프(전문경영인)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로 손꼽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선수는 상대편이 이들의 등장만으로 벌벌 떨 정도까지 됐다. 그만큼 브랜드파워가 붙은 것이다.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과 뚝심으로 시작한 이들의 글로벌 플레이는 이제 원숙한 기량이 더해지면서 초일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설사 패배하더라도 끝까지 게임을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도 더해졌다. 이들은 영원한 대한민국 대표선수이면서 우리의 자존심이자 꿈이다. 그렇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도 다시한번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때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꺼지지 않을 것 같던 도요타, 소니, GM, 포드 등 불세출의 기업들도 최근 위기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짜릿한 승리에만 도취돼 '경쟁 상대가 없다'는 자만에 빠지게 되면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마련이다. 특히 애플이나 구글 처럼 샛별같은 신예를 키우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도 우리에겐 세대교체의 중요한 시금석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목 터지게 외칠 오늘 아르헨티나전을 보면서 매일 눈에 안보이게 비즈니스 월드컵을 펼치는 우리 대한민국 기업들의 투혼을 함께 담으면 어떨까 싶다. 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1부장 ymoo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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