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세대'를 보는 두가지 시선

'조려대,원세대 꼴 날 것' VS '브랜드 효과·실익 충분'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조성되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5·7공구 현장의 최근 모습.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연세대학교가 지난 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국제캠퍼스' 개교식을 개최하면서 '송도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인천 시민들의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송도 국제캠퍼스가 지역에 도움이 되지는 않고 엄청난 개발 이익 등 연세대에게만 좋은 일을 해 줄 것이라는 싸늘한 냉소와 '그래도 명문대가 들어 오니 낫지 않겠냐'는 기대로 갈리고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 연세대는 이날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5ㆍ7공구 61만4654㎡(18만6000평)의 부지에 조성 중인 송도국제캠퍼스 종합관에서 '국제캠퍼스 봉헌식'을 개최했다. 이 곳에는 현재 약학관, 인문사회관, 종합관 등이 완공됐고 기숙사ㆍ도서관 등 5개 건물이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이다. 연세대는 오는 2013년까지 10여개의 건축물을 더 지을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선 연세대 김한중 총장은 이날 "인천 송도를 통해서 세계는 연세로 들어오고 연세는 세계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도 국제캠퍼스를 공용어로 영어를 쓰는 '글로벌 캠퍼스'이자 국내외 학자들이 수시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벌이는 '학술 중심지'로 집중 육성하는 등 국제캠퍼스를 연세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연세의 이같은 방침을 뒷받침하듯 국제캠퍼스에서는 주로 외국과의 교류와 관련된 프로그램과 강의, 학위 과정 등이 운영된다. 오는 6월부터 한국어학당, 국제하계대학 등의 프로그램이 이 곳에서 진행되며, 유엔지속가능발전 아태센터도 들어선다. 내년에 언더우드 국제대학과 약대ㆍ의예과ㆍ치의예과 등이, 2013년부터 아시아지역대학 등 정규 학부 과정의 이전을 완료해 본격적으로 캠퍼스가 가동된다. 4000여명의 학생과 1000여명의 교직원ㆍ연구원 등이 상주한다. 연세대는 특히 송도 국제캠퍼스를 서울 신촌캠퍼스와 함께 연세대의 두 기둥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명실상부한 최고 수준의 국제화교육과 첨단 연구 프로그램, 레지덴셜 컬리지 시스템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연세대의 '송도시대' 개막에 대해 인천 지역 사회에선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싸늘한 냉소와 환영 두가지다..냉소를 보내는 이들은 우선 송도 국제캠퍼스의 조성 계획 자체가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현재 인천시가 연세대개 캠퍼스 부지를 공짜로 주고 건물 신축비 6500여 억원을 대주면서 조성 중인데, 이번에 완공돼 개교 기념 행사를 가진 1단계 건물들 외에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은 2~3단계 건물의 경우 앞으로 인천시가 사업비 부족 등으로 착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해 2~3단계 공사 착공에 필요한 재원이 모자라게 된다는 것이다.이들은 연세대가 제시한 국제캠퍼스의 '비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세대가 명실상부하게 국제캠퍼스를 키우려면 기존의 정규 단과대를 옮겨 오는게 가장 빠른 길인데, 당초 약속과 달리 병원 개원 때문에 필수적인 의학 계열과 '인천 몫'으로 새로 따낸 약학과 외엔 정규 단과대를 하나도 이전시키지 않은 채 대외 교류 프로그램과 어학당 등 비정규 과정을 위주로 캠퍼스를 운영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천 지역에선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가 결국 연세대ㆍ고려대가 기존의 원주, 조치원 등에 설치한 캠퍼스들 처럼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원세대'나 '조려대' 등으로 불리우면서 무시당하는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대학에 대한 차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연세대 학생들도 인천이라는 지방에 위치한 대학에서 배우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아무리 연세대가 국제캠퍼스를 육성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학생ㆍ학부모들의 반발 등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세대는 학내 구성원들에게 일부 정규 단과대의 송도 이전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했다가 반발이 심해 유야무야 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세대가 결국 이익만 챙치고 인천을 등지거나 캠퍼스를 통해 '학원 장사'만 하는 등을 우려하는 극단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에선 "연세대가 송도 국제캠퍼스를 통해 결국 인천 지역 대학에 배정된 약대 신규 정원을 가로챘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여론도 있다. '연세대 브랜드 효과'에 대한 기대감, 캠퍼스 입주에 따른 실익 등을 따져 보면 장기적으로 볼 때 들어간 돈이 아깝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한 공무원은 "국내 2~3위를 다투는 명문대인 연세대가 송도에 명실상부한 세계 진출의 전진 기지를 세우게 될 경우 지지부진한 송도국제도시의 외자ㆍ기업 유치는 물론 싸늘하게 식은 송도 부동산 시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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