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최초'는 누구나 어렵다. 아무도 시작하지 못한 일을 가장 먼저 행하는 것은 무모할 만큼 큰 용기가 필요다.기업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따라하지 못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용기만큼 배짱도 필요하다. 과연 이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할까?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것인가? 시장에 선보이고 나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지?숱한 고민과 망설임이 생겨나지만 망설일 수는 없다. 멈추었다간 누구든 먼저 앞서나갈 수 있는 '약육강식'의 세계다.막걸리는 그런 고민에서 한참 거리가 먼 제품이었다. 모내기를 하던 할아버지가 일손을 멈추고 논두렁에 앉아 커다란 스테인리스 대접을 가득 채워 수염을 적셔가며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김치 한쪽을 길게 찢어. 오물오물. '캬'이미 우리 곁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국민 술'이었다. 하지만 중장년층에 한정된 술이었을 뿐. 그러던 막걸리가 최근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청와대 공식행사 건배주의 자리를 와인에게서 뺏어왔으며, 직장인 회식자리에는 어김없이 막걸리가 등장했다.이 같은 인기를 등에 업고 막걸리가 최근 TV에 등장했다. 주로 포스터로 제품을 광고해왔던 과거와 달리 안방을 직접 겨냥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광고는 최초의 막걸리 TV광고다. 그동안 국내 주류 광고는 최고의 여자연예인이 등장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소주를 제외하고는 전무했다.최초의 TV광고, 전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막걸리 업체가 꺼내들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카드였다. 국순당(대표 배중효)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건강에 좋고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폭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막걸리지만, 아직 나이가 들어 보인다. 국순당 광고는 이 고정된 막걸리의 이미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막걸리와 젊은 감각은 맞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최근 시트콤을 통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황정음과 '예능 늦둥이' 윤종신을 등장시켰다.이 들은 막걸리 광고 섭외가 들어오지만 자신과는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튕긴다. 자신들의 이미지는 고급스럽고(윤종신 편) 상큼 신선하다(황정음 편)고 말한다.이효리, 유이가 나와 신나게 몸을 흔드는 소주광고보다 시선을 잡아두는 것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최초의 막걸리 광고로 막걸리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정면 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순당측은 2월 윤종신이 작사 작곡하고, 황정음이 부른 '막걸리송'도 공개할 예정이다.모방송국에서 등장해 높은 인기를 끌었던 노래 '냉면' '영계백숙'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부분이다. 아직 노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또 하나의 패러디 마케팅이 될 듯하다.이번 광고를 기획한 이노션월드와이드 관계자는 "가장 큰 고민은 ‘막걸리와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모델’을 찾는 것"이라며 "기존의 막걸리가 갖고 있는 고정 관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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