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원화강세 '수출주 비중 줄여라'

급격한 환율하락 속도가 문제..철강 등은 단기 매력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원화강세가 뚜렷해지면서 주식시장의 판도 역시 서서히 바뀌는 모습이다. IT와 자동차를 앞세워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해온 수출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원재료 구입 비중이 높아 원화강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철강 및 화학 등의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 역시 각 업종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원화강세 흐름은 최근 들어 유난히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에게 우려를 안기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5일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150선을 무너뜨린 데 이어 닷새만에 30원 이상 급락했고, 원ㆍ엔 환율 역시 1200원대 초반까지 내려앉는 등 원화 강세 흐름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만큼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이에 대한 우려감은 수출주의 주가하락으로 고스란히 연결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단기적으로 수출주의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속도의 문제인데, 지금 원화강세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됐다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환율의 움직임이 하루 이틀만에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수출주의 비중을 줄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주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원ㆍ달러 환율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 원ㆍ엔 환율인데, 일본과의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이 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글로벌 시장을 이미 선점한 업종의 경우 타격이 덜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재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IT와 자동차주 등 수출주가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장세였다면, 이제부터는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과정에 접어들었다"며 "일본과의 경쟁 관계에 놓인 자동차 등의 업종은 다소 불리하겠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이미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업종들은 그리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물론 최근 자동차주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만큼 단기 트레이딩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지만, 과거와 같이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기대치를 크게 낮출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수출주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유리한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도 수출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기는 쉽지 않다. 경기 회복 시그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환율의 움직임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수출주 역시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수 있지만, 경기지표 역시 혼조세가 뚜렷한 만큼 경기에 대해 무조건 확신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추세가 강화될 경우 환율의 하락 추세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겠지만, 경기에 대해 신뢰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환율이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환율의 하락 속도 자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철강이나 화학 등 원화강세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에 대해 단기 트레이딩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수출주의 비중을 줄이는 반면, 철강을 비롯해 화학, 음식료 등 원화강세의 수혜를 받는 업종들이 단기적으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가격 메리트 역시 중요한 변수인 만큼 가격메리트가 사라질 경우 다시 주도권이 수출주로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11일 오전 10시5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56포인트(0.39%) 오른 1701.82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4000원(-0.49%) 내린 81만7000원에 거래되는 가운데 현대차(-0.47%), 현대모비스(-1.32%), LG디스플레이(-1.24%) 등이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전일대비 1만8000원(2.97%) 오른 62만4000원에 거래중이다.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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