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찬 바람이 불고 겨울이 성큼 다가오자 겨울철 먹을거리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겨울에만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제철 음식에 대한 '맛 블로거'들의 기대는 지켜보는 이도 침을 꼴깍 삼키게 할 정도로 강렬하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맛' 전문 블로거들이 기다리는 대표적 겨울철 별미로는 벌교의 참꼬막이나 매생이, 구룡포 과메기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냉장 기술의 발달로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됐지만 겨울에 먹는 맛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특히 올해는 원조 과메기 논쟁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과메기는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의미의 '관목(貫目)어'에서 파생된 말이다. 청어를 바깥에 내다 걸어 겨울 해풍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면 과메기가 된다.
통과메기
'과메기 논쟁'은 한 블로거가 소개한 '때이른 과메기 경험'이 발단이 됐다. 이 블로거는 해풍에 말린 과메기를 소개하며 "냉동과 해동을 거듭하지 않고 해풍에만 말려도 먹을만한 과메기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이 방법은 이른 가을에도 제철 과메기를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글에는 네티즌들의 반대 의견이 줄줄이 붙기 시작했다.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는 냉훈법을 거치지 않으면 꽁치포에 불과하다"는 것이 반대 의견의 골자다. 한 네티즌은 "냉훈법을 거치지 않고 단지 바람에 말리기만 한 과메기에서는 특유의 고소하고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다만 이와 다른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블로거는 "10여년 동안 겨울만 되면 베란다에서 직접 꽁치를 널어 과메기를 만든 경험이 있다"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지 않아도 충분히 과메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를 관전하는 네티즌들은 "술안주 정도로 쉽게 생각했던 과메기에 이런 심오한 세계가 있는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진짜 과메기'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본래 과메기는 청어로 만들었기 때문에 '청어 과메기'가 진정한 과메기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 것. 현재 포항 구룡포 등 과메기 산지에서는 청어의 생산량이 적어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 한 블로거는 "영덕에 가면 청어 과메기를 먹을 수 있다"며 "청어 과메기를 먹은 후로는 꽁치 과메기를 입에 대지 않았다"고 다소 과장된 글을 남겼다. 이 글은 '꽁치 과메기파'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 네티즌은 "과메기는 청어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등 푸른 생선을 냉훈법으로 건조해 즐기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라며 "과거에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고 청어만 진짜라는 주장은 편협하다"고 공박했다. 매년 겨울이면 '통과메기' 논쟁도 빠지지 않는다. 최근 과메기는 배를 갈라 말리지만 과거에는 통채로 말려 과메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통과메기는 살 뿐만 아니라 알과 내장 등도 같이 먹을 수 있어 일반 과메기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이를 경험한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통과메기'는 구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은 아쉬움을 쏟아내고 있다.이같은 과메기 논쟁은 제철 음식의 참 맛을 갈구하는 네티즌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네티즌은 "생선의 비린 맛을 좋아하지 않지만 과메기 논쟁을 지켜보면 각종 채소와 초장을 곁들인 과메기에 소주 한잔이 절로 생각난다"며 침을 삼키기도 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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