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英, 경제협력 강화에 나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영국이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러시아가 영국 런던에서 110억 파운드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고, 영국은 러시아 자원 확보에 나설 움직임이다. 오는 5일 영국 피터 만델슨 기업혁신기술부 장관과 러시아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이 런던에서 만나 이번 채권 발행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유럽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며, 전문가들은 내년 2월 발행 예정인 이번 채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재정을 채권 발행으로 만회할 계획이며, 영국은 이번 기회에 러시아 인프라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 가스프롬(Gazprom) 역시 세금 인하 등의 정책을 내세워 에너지 투자에 서구 자본을 더욱 끌어들일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영국과 러시아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에는 러시아의 유리 페도토브 주영 대사가 러시아 반체제 인물 소환을 영국이 거절한 데 공식적으로 항의의 뜻을 표했다. 이전에는 전 KGB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살해 용의자의 거취를 두고 양국이 마찰을 빚는 등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의 골은 깊은 상황이다. 앞서 영국 만델슨 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쿠드린 재무장관의 영국 방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러시아는 영국의 12위 무역 파트너로써 1000여개의 영국 기업들이 이미 러시아에 진출한 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무역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국계 기업들은 러시아 경제의 불확실성과 정치적 불안 등을 이유로 활발한 투자를 꺼려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이후 석유 및 가스에 집중돼 있는 인프라 시설을 보다 다양하게 구축할 뜻을 보이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식품회사 캐드버리, 소매업체 킹피셔, 은행권으로서는 HSBC와 바클레이스 등 주요 업체들의 진출로 영국이 러시아의 가장 든든한 투자국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해오고 있지만 최근에는 프랑스와 독일도 러시아 투자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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