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윤증현 장관 'IMF/WB연차총회' 기조연설 (국문)

<strong>제64차 IMF/WB 연차총회 기조연설문</strong>존경하는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님, 존경하는 졸릭 WB 총재님, 의장님, 동료대표 및 귀빈 여러분,연차총회를 훌륭하게 준비하고 성대히 환대해 주신 터키정부와 이스탄불 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대규모 지진과 극심한 홍수로 고통 받고 있는 아태지역의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여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신사숙녀 여러분,지난해 우리는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를 맞아 두렵고 참담한 심정으로 연차총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1년간 G20를 중심으로 한 역사상 유래 없는 정책 공조, IMF와 WB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올해는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계경제는 이제 겨우 최악의 침체국면에서 벗어났을 뿐 정상수준으로의 복귀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훼손된 잠재성장능력을 복원하고, 지속가능하고 균형된(sustainable and balanced) 성장을 이루기 위한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저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첫째, 출구전략(Exit Strategy)은 준비는 하되, 분명한 회복단계에 이르렀을 때 시행되어야 합니다. 섣부른 출구전략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제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고, 때를 놓친 출구전략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또 다른 버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출구전략은 각국의 사정을 반영한 시기(timing)와 순서(sequence)가 중요하며, 국제적으로 합의된 원칙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시행되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IMF는 출구전략의 기준(criteria)을 제시하고, 감시활동(surveillance)을 강화하여 국제공조를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둘째, 지속가능하고 균형 잡힌(sustainable & balanced) 세계경제의 성장을 위한 노력입니다.세계경제가 위기이전의 추세성장(trend growth)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질서 있는 정책공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경상수지 적자국은 시장개방을 유지하면서 민간과 정부의 저축률을 높이고, 흑자국은 시장개방을 확대하면서 내수중심의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등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다만,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외충격에 취약한 신흥개도국을 위한 통화스왑, 지역통화협력 등 global safety net 확충이 병행되어야 합니다.이와 더불어,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녹색성장(green growth)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녹색성장은 기존의 에너지·자원 중심의 경제 구조를 녹색변환(green conversion)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녹색 분야에 GDP 2% 수준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입니다.이와 동시에 WB의 재생에너지 지원기금(SREP) 참여 등 개도국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녹색성장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세계금융체제의 근본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MF와 WB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브레튼우즈 체제에 의해 IMF와 WB가 출범한 지 60여년이 흘렀습니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60년의 시간을 하나의 시대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주기로 생각해 왔습니다.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세계경제질서가 새롭게 개편되는 만큼, IMF와 WB는 선제적인 개혁을 통해 신뢰성(credibility)과 정당성(legitimacy)을 제고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IMF는 최소 100% 이상의 쿼터 증액을 통하여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원을 확충하고, G20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5% 이상의 쿼터를 과소대표국으로 이전하여 각국 경제력이 충분히 반영되는 쿼터 조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WB 역시 금번 지분개혁에서 개도국의 변화된 경제적 지위를 충분히 반영해야 하며, 정례적인 지분조정도 제도화되어야 합니다.마지막으로, 저소득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확대를 촉구합니다.저소득 국가들은 이번 위기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가 선진국 국민들에게는 실업과 소득 감소의 문제라면, 저소득국 국민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IMF가 저소득국가 지원제도를 개편하고 융자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하며, IMF와 WB의 저소득국 지원을 위한 재원확충 노력에 대한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합니다.한국은 WB가 추진하고 있는 취약국 지원체계 (Vulnerability Framework)와 IMF 빈곤감축 및 성장펀드(PRGT에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존경하는 귀빈 여러분!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닙니다.지금 세계경제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희미한 불빛을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희망의 불빛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다져온 국제공조체제를 더욱 강화시켜 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IMF와 WB가 보다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며, 한국은 내년 G20 의장국으로서 IMF와 WB의 이러한 역할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스탄불(터키)=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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