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野 '세종시' 집중포화에도 '꿋꿋'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소신있는 답변이 눈에 돋보였다. 매섭게 몰아붙인 야당의 송곳 질문에 꿋꿋이 버다. 과오는 인정하는 솔직한 모습도 보였다. 그래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합격점을 줬다. 물론 야당은 일부 답변에 강하게 반발했다.
우선 정 후보자는 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된 행정복합도시(세종시) 수정추진 발언에 대해 원칙론을 고수했다. 당초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정 후보자의 세종시 발언에 대해 사과를 받아내고 "원안을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 낼 예정이었지만 여의치 않았다.정 후보자는 그러나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허를 찔렀다. 그러면서도 수정론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야당의 사과요구에 대해서도 "사과하고 취소할 용의는 없다. 개인 소신을 말한 것"이라고 맞섰다. 정 후보자는 특히 "그(충청) 지역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용감하게 얘기할 수 있다"면서 "후회하지 않는다"며 물러서지 않았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정 후보자가 야당의 집중공세에도 끝까지 소신을 지킨 점은 높이 살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머지 의혹들은 오늘 청문회에서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초선의원도 "세종시에 대한 정 후보자의 발언을 보고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적합하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이 정도면 2기 내각에서 대통령을 잘 뒷받침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평가했다.같은당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야당이 줄기차게 제기했던 병역면제 의혹은 자료나 해명으로 볼 때 말끔하게 해결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세종시 건설 문제도 본인의 소신임이 밝혀졌고 또 일정한 근거에 의한 의견인 만큼 총리로서 부적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간 제기됐던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세계 최대 모자 회사 회장으로부터 용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두번 합해 1000만원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또한 2006~2008년 해외 강연료를 신고하지 않은 점도 인정했다. 병역면제와 관련해서는 "연령을 넘겨 면제받았다"면서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물론 야당의 반발은 거셌다. 정 후보자를 '비리백화점'으로 규정한 민주당은 다른 야당과 공조해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총리인사청문회 TF팀장인 원혜영 의원은 "학자로서 소신을 갖고 그동안 국민에게 해온 얘기들을 뒤집는 것은 학자의 양심이나 지도자의 자질로서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의원은 "정 후보자는 자질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선진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청문회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문제점만으로도 정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자임이 드러났다"며 사퇴를 압박했다.일단 과반 의석수를 확보한 한나라당이 정 후보자에 합격점을 준 셈이지만, 야당의 반발과 여당 내의 일부이긴 하나 회의적 시각 탓에 최종 임명동의안 처리까지는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권경석 의원은 전날 세종시 관련 입장번복에 대해 "총리로 취임하고 나서 깊이 논의해 약속을 지켜나가도록 노력하면서 최적의 대안을 찾겠다고 결론을 내리면 될 것을 왜 자꾸 반복하도록 하나"고 지적했고, 나성린 의원은 "소득세 신고, 소득 증가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제대로 답변이 안 되고 있다"며 자료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양혁진,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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