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절반 이하로 '뚝'..펀드 수익률은 오히려 하락
3년 전 뉴욕 맨해튼 스타이브센트타운(Stuyvesant Town)과 피터쿠퍼빌리지(Peter Cooper Village)에 위치한 110개의 아파트 빌딩을 사들이며 미국 역사상 최대 부동산 투자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투자가들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가 초래하는 파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주목된다.부동산 개발업체 티시만 스파이어 그리고 블랙스톤리얼티는 54억달러를 들여 부동산을 인수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최고가에 달했을 때 사들였던 부동산의 가격이 시장 침체로 폭락한데다 금융위기로 펀드 수익률까지 하락해 파산 위기에 처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얼포인트에 따르면 이들이 사들인 부동산의 가치는 9일 현재 매입가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치는 21억3000만 달러로 폭락했다. 예비금으로 비축해둔 8억9000만 달러도 거의 소진했으며 건물 임대는 고점에서 25%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의 투자자금이 올 12월쯤이면 바닥날 것이며 44억 달러 대출금도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은 현재 수천 명의 세입자들에게 수억 달러의 임대료를 돌려주라는 지방법원의 판결을 받고 항소를 준비 중이다.현재 이들이 사들인 아파트빌딩 세입자들은 보수를 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 맨해튼시 관계자는 1만1227세대 가운데 6875세대가 임대규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티시만 스파이어의 롭 스파이어 공동 대표는 “블랙스톤과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펀드(Calpers)나 다른 연금펀드 등의 블랙스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법원의 판결이 끝나는대로 해당 내용을 채권단과 주식투자자들에게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54억 달러 인수자금과 8억9000만 달러 예비금 외에도 스타이브센트타운과 피터쿠퍼빌리지의 전 주인인 메트로폴리탄 라이프로부터 이를 인수하기위해 63억 달러를 사용했다.리서치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의 벤 테이핀 애널리스트는 “이는 매우 투기적인 거래였다”며 “모든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티시만 스파이어는 워싱턴의 28개 주요 건물을 사들이면서 사용한 28억 달러 부채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20억 달러를 투자해 사들인 400개 아파트 단지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게다가 13%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2억5000만달러 투자펀드의 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티시만 스파이어는 “우리는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20%의 수익금을 돌려줄 수 있으며 2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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