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지표 작년 9월 이전 수준 회복
"금융위기 발생 1년만에 외화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탈출했다."(한국은행) "한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은 낮다"(무디스)최근 국ㆍ내외에서 한국경제가 금융위기의 컴컴한 터널을 벗어났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피치는 투자적격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의 신용전망을 A+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고 해외투자은행(IB)들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는 환율와 금리, 주가 등 금융변수들의 안정성이 빠르게 회복됐다는 점이다. 또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2.6%로 2002년 이 후 최대치에 달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은 '군계일학' 수준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긍정적 지표로 인해 금융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왔으며 문제는 다만, 향후 성장속도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최근 관련 지표들을 보면 한마디로 금융위기에서 거의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공황을 넘어설 수 있는 위기로 불리던 금융부문은 거의 모든 지표가 '리먼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섰다. 지난 8월 외환보유고는 6개월 연속 증가하며 2454억6000만달러로 작년 9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은행들의 건전성은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해 오히려 금융위기를 무색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13.74%로 종전 최고치인 2006년 3월말의 13.18%를 뚫고 올라섰다. 경상수지의 대규모 흑자가 더해지며 금융위기로 인한 각종 위기설에 시달리며 1600원 선에 육박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에서 오히려 추가하락을 염려해야 할 정도다. 주가 역시 지난 7월 20일 1478.51로 오르며 위기 직전 지수 수준인 1477선을 돌파했고 지난 1일에는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620선을 넘었다. 이에 따라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가산금리도 작년 말 무려 7%포인트(700bp)까지 급등했지만 최근에는 1.25%포인트(125bp)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특히 정부와 한은이 시중은행에 공급했던 유동성도 통화스와프 자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회수단계에 접어들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외화유동성 위기를 1년만에 벗어났고 향후 재발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이미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한 상황에서 경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먼사태' 충격으로 응급실로 실려갔던 실물경제도 이제 중환자실을 벗어나 퇴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 4.4분기 전기대비 -5.1%까지 급전직하했던 경제성장률은 올 1.4분기에 플러스(+0.1%)로 돌아섰고 2.4분기에는 2.6%까지 올랐다. 7월 산업생산 역시 전년 동기대비 플러스로 방향을 선회,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일각에서 정부의 재정집행효과에 따른 반작용, 즉 하반기 경제성장률 저하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것이 기우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재정집행 비중이 GDP 대비 약 4% 수준으로, 2ㆍ4분기 GDP증강률인 2.6%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은 맞지만 중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감소세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4로 7년만에 가잔 높게 나타났고 경기회복기대감이 부동산시장에 반영되며 8월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제곱미터당 1800만원을 웃돌아 금융위기 발생 전인 작년 8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설비투자가 부진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도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ㆍ4분기 설비투자는 1ㆍ4분기에 비해 10.1% 증가했지만 이는 기저효과(Base Effect)에 따른 것일 뿐 실제 설비투자는 지난해 3ㆍ4분기 0.2% 증가한 후 4.4분기 -14.2%, 올 1.4분기 -11.2%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 실장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경쟁이 외형에서 수익성으로 그 패턴을 바꿨기 때문에 최근 추세를 두고 지나치게 투자 자체가 부족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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