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8일 공석 중인 공정거래위원장에 정호열 성균관대 교수를, 검찰총장에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을 각각 내정했다. 검찰총장과 공정위장 인사에 이어 청와대 조직 개편, 개각 등 이 대통령의 인적쇄신 구상이 3단계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단계가 마무리된 것. 이제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 대통령의 8월초 여름휴가 이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각과 청와대 개편의 시기와 폭이다. ◆검찰총장 인선, 천성관 파동 교훈 삼아 도덕성 검증 강화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역시 도덕성 검증 문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내각과 청와대 개편 등 본격적인 인적쇄신에 앞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이른바 '스폰서 파동'으로 사퇴하면서 이 대통령의 파격적인 개혁인사는 빛이 바랬다. 이른바 빅4로 불리는 4대 권력기관장 인사에서 영호남 출신이 아닌 충청 출신을 발탁했다는 점과 검찰 내부의 개혁과 혁신을 위해 기수파괴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 역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해 조각 당시 강부자, 고소영으로 상징되는 인사난맥상이 재현될 정도였다. 특히 이 대통령이 7월초 대선 직전 약속했던 전재산 사회기부를 발표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천 후보자가 불명예 퇴진하면서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도덕성 검증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검찰총장 인선과 관련,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 검증시스템을 강화해 김 후보자에 대해 전방위로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의 경우 우선 대구경북(TK) 인사독식 논란에서 자유로운 서울 출신으로 지역색이 없어 무난하다는 평가와 함께 신고한 재산도 12억여원의 아파트, 2억2000여만원의 상가 등 모두 23억여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천성관 파동을 계기로 인사검증시스템 개선작업에 주력해왔다. 검찰, 국세청, 경찰청, 관세청 등 주요 기관들과의 정보 협조를 강화해 이전까지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세밀한 흠결까지도 사전에 파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물론 인사대상자 본인의 자기검증을 강화해 천추교의 '고해성사'와 같은 솔직한 자기고백을 듣는 개선안을 검토해왔다. ◆내각·靑 개편, MB 여름휴가 정국구상 거쳐 단행공석 중인 검찰총장과 공정위장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이제 내각과 청와대 개편 작업도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청와대 개편의 경우 7월말, 개각은 8월 중순 이후가 유력했지만 미디어법 처리 후폭풍 등의 정국상황을 고려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적쇄신의 폭은 이 대통령의 최종 결심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중폭 이상의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우선 인적쇄신의 상징성을 감안해 한승수 국무총리의 교체는 확실시된다. 집권 2기 내각의 얼굴이 될 차기 총리는 내년 지방선거 및 자유선진당과의 연대를 통한 보수대연합 구도 등을 위해 심대평 선진당 대표 등 충청권 총리의 발탁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강현욱 전 전북지사 등 호남출신 총리 발탁을 통한 탕평인사 가능성을 점치지도 한다. 각 부처 장관의 경우 중폭 이상의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입각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장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등 3명을 제외하고 모든 장관이 교체 대상이라는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장관이 1년 6개월 이상 재직한 부처만도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해양부, 노동부, 환경부, 여성부, 법무부, 국방부 등 9곳에 이른다. 개각의 포인트 중 하나는 정무장관 신설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친박 좌장인 김무성 의 입각 여부다. 박근혜 전 대표의 암묵적 동의 없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카드이기 때문이다. 개각에 앞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개편 역시 교체 폭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수석비서관 중에서 확실하게 이 대통령의 유임 언질을 받은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특히 비정규직법, 사교육비 대책, 천성관 파동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혼선과 컨트롤타워 기능 부재를 이유로 일부 수석들의 교체는 거의 기정사실화로 흘러가고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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