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신주발행 봇물, PPIP 외면받나(상보)

백악관으로부터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을 지원받은 미 금융업체들이 이를 상환하기 위해 신주발행에 나섰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백악관이 추진 중인 민관합동투자프로그램(PPIP)가 시작도 전에 외면 받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는 TARP 자금 250억 달러를 상환하고자 50억 달러의 보통주를 신규로 발행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도 TARP 자금 34억 달러를 갚기 위해 5억 달러의 보통주를 새로 발행했다. 신주발행 움직임에 주가가 희석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어 이날 JP모건체이스와 아멕스의 주가는 각각 4.5%, 4.9%이상 하락했다. 이밖에 골드만삭스도 이달 중 100억달러 규모의 TARP 자금을 정부에 갚을 계획이라고 밝혔고 모건스탠리 역시 TARP 자금상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22억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다음 주 중으로 구제금융 상환 승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당초 부실자산 TARP는 금융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을 위한 백악관의 ‘장기투자’로 여겨졌으나 정작 은행들은 지원에 뒤따르는 경영간섭과 보너스 제한 등에 반발해 이를 빠르게 되갚으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연준은 여러 조건들을 내세워며 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이를 금하겠다는 입장이다. 무리한 구제금융 상환은 또 다른 부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에 또 다른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민관합동투자프로그램(PPIP)이 가동도 전에 외면을 받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PPIP는 은행 부실자산 처리를 위해 설립됐으나 은행들이 신주 발행을 통해 스스로 자본 조달에 나서면서 필요성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PPIP에 대한 은행 반응이 시큰둥해 시행이 연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잽무부 장관도 같은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PPIP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백악관이 유도한 측면도 있다. 연준은 전날 구제금융을 상환하려는 은행들에게 정부 자금 상환 이전에 자생능력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FRB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19개 대형 금융사들은 정부 보유 지분을 되사들이기 전에 일반 증시에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증이 없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채권 발행과 정부자금, FDIC 의존도 축소 등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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