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北 핵실험 소식에 덜 위험한 종목 찾기
네덜란드에는 물이 새는 제방을 발견하고 밤새 손으로 막아 마을이 물에 잠기는 것을 막았다는 한스 브링카라는 소년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만약 한스 브링카가 없었더라면 네덜란드는 작은 구멍 때문에 바다보다 낮은 전국토의 25% 정도가 물에 잠길 뻔 한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26일 코스닥 시장에도 북한 도발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작은 구멍이 생긴 것 같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반면 기관은 작은 구멍을 발견한 듯 올 들어 두번째로 큰 규모의 자금을 풀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은 개인의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는 등 투자심리가 견고하다보니 지수 전망조차 무의미했다. 하지만 전날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미사일 발사 소식은 개인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11시에서 12시 사이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코스닥 지수가 9% 가까이 급락하는 것을 지켜본 개인은 외국인의 영향력과 코스닥 지수의 거품을 동시에 깨닫는 경험으로 작용했다.
전업 투자자 정 모씨는 "순식간에 지수가 급락하는 통에 최근 한달 동안 벌어들인 수익금을 단번에 날렸다"며 "그간 뉴욕 증시가 악재로 휘청일 때도 코스닥 지수는 견조하게 움직이길래 무리한 베팅을 했던 것이 실수"라고 토로했다.
최근 코스닥 지수는 뉴욕 증시는 물론이고 코스피 시장과도 무관한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올 들어 3일 이상 하락한 날이 2월에 한번 4월에 두번 단 3번밖에 없었다. 이후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코스닥 지수는 1% 이상 상승했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달 29일엔 응축된 에너지를 한번에 폭발시키듯 3% 이상 급등했다.
지난 2005년 코스닥 지수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강력하게 오름세를 보이며 개인들의 안전자산을 이끌어낸 코스닥 시장에 북한 핵실험에 의한 급락세는 개인들에게 위기 의식을 일깨워 준셈이다.
개인들이 아직 국내 증시를 떠나려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으나 좀더 안전한 종목으로의 회귀 현상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400억원 이상 순매도 하고 있는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2800억원 이상 매수 우위를 보이는 점이나 같은 테마주라 하더라도 주도주 또는 실적주 중심으로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덜 위험한 종목을 찾는 개인들의 심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 부장은 "코스닥 시장이 최근 가파른 상승을 하면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날 북한 핵실험으로 촉발된 우리 정부의 PSI 전면참여로 이어지는 남북 긴장관계 속에서 조금은 덜 위험한 종목을 찾고자 하는 심리는 생겨났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 가운데 일부는 기관의 자금이 개인의 투심에 난 구멍을 메우지 못한다면 전날 까지 3일간의 하락은 단순 조정이 아닌 추세 전환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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