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상 순익' BOA 대손충당금 대폭 늘려
뉴욕 증시가 급락하면서 4월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대손충당금도 크게 늘렸다고 밝혀 금융주 추가 손실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켰다. 때를 맞춰 JP모건 체이스는 은행들이 정부로부터 추가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골드만삭스는 씨티그룹의 신용 손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혀 금융주 불안에 기름을 부었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가 기대치를 밑돈 것과 상품 가격의 약세도 뉴욕 증시에 악재가 됐다.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9.60포인트(-3.56%) 급락한 7841.7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64.86포인트(-3.88%) 하락한 1608.21, S&P500 지수는 37.21포인트(-4.28%) 내린 832.39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주 불안 여전= 금융주가 일제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BOA는 올해 1분기 주당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렸다. 하지만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렸다고 밝혀 금융주 추가 손실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겼다.
때를 같이해 은행주에 대한 불길한 분석이 잇따르면서 뉴욕 증시가 크게 되밀렸다.
골드만삭스의 리처드 람스덴 애널리스트는 씨티그룹이 지난주 16억달러의 1분기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잠재적인 주당 손실 규모는 0.38센트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람스덴은 씨티에 대한 매도 의견을 재확인했으며 씨티의 12개월 주가 목표치도 1.5달러로 유지했다. 1.5달러는 현 GM 주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JP모건 체이스는 은행들이 부실자산으로 약 4000억달러의 손실을 실현할 것 같다며 정부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 체이스의 매튜 조조프 애널리스트는 지난 17일자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택대출과 관련한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이 약 2150억달러를 더 비축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현재 증시를) 여전히 약세장으로 보고 있다"며 "경기 회복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 실적은 놀랄만큼 하락할 것이며 많은 은행들이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OA 폭락·썬마이크로 폭등 '희비'= BOA는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24.34% 폭락했다. 씨티그룹과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도 각각 19.45%, 20.37%씩 폭락했다.
21일 실적 발표를 앞둔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25.04% 폭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캐피털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매출 기준으로 미국 4위 주택건설업체인 레나도 최대 2억7500만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매각할 수 있다고 밝힌 뒤 18.63% 폭락했다.
장 마감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 IBM과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도 0.83%, 3.62%씩 하락마감됐다. IBM과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모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급락하면서 엑슨모빌(-2.19%)과 코노코필립스(-5.55%)도 급락했다.
반면 오라클과 합병키로 합의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36.77% 폭등했다. 반면 오라클은 1.26% 하락랐다.
◆기대에 못 미친 경기선행지수=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3%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2% 감소에 못 미치는 것이다. 3~6개월 후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경기선행지수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컨퍼런스 보드는 실업률 상승, 신용 경색이 여전해 최근의 소비지출 증가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며 경기 위축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시장 안정책은 즉각적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0.4% 감소로 발표됐던 2월 경기선행지수는 0.2% 감소로 상향조정됐다. 컨퍼런스 보드의 3월 경기동행지수는 0.4% 감소를 기록했다. 2월에는 0.6% 감소를 기록했었다.
경기 전망이 흐릿해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4.45달러(-8.84%) 급락한 배럴당 45.8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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