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미국을 대표하던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 임직원들은 최근 포드자동차와의 뒤바뀐 운명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포드자동차는 GM보다는 상대적인 약체로 평가받던 만년 2위 업체. 그러나 경제위기의 격랑에 휘말려 생사기로에 서있는 GM과는 달리 착실히 부채를 줄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GM은 파산이 유력시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11%나 급락했다. 포드도 이날 자동차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로 7.4% 하락했지만 전날 주가가 부채 탕감효과로 15% 급등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으로부터 60일의 시간을 유예 받고 자회사 매각과 구조조정안 마련에 부심하던 GM은 최근 파산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프리츠 헨더스 GM 최고경영자(CEO)가 ‘파산도 가능하다’고 밝힌데 이어 내부적으로 파산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
GM의 경우 채권단과 노조가 후순위 채권 3분의 2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부채탕감도 쉽지가 않다.
반면, 자동차 빅3 가운데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받지 않았던 포드는 채무 조정을 통해 99억달러(총 채무의 38%) 가량의 채무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포드는 연간 5억 달러의 이자 부담에서도 벗어났다.
포드 측은 “우리는 GM, 크라이슬러와는 다른 위치에 있다”며 선을 긋는 것을 잊지 않았다.
GM의 위치가 축소된 향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포드 대 아시아업체 간의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최근호 분석기사를 통해 GM이 파산 보호에 들면 현 조직의 3분의1 가량을 축소시켜 생산능력과 딜러망 등은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포드천하’를 예고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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