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얼음판 위 한일전 밴쿠버까지'
김연아의 '2009 ISU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우승과 아사다 마오의 노메달 수모가 일본 열도를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WBC우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벌써부터 "내년 올림픽에서도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의 스포츠일간지 '스포츠호치'는 "김연아가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하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며 "이번 대회로 아사다와 이번 시즌 대결에서는 2승 1패를 기록했다. 시니어 대회 통산 성적에서도 4승 3패로 앞선다. 얼음 위의 한일전은 밴쿠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아사다와의 대결에 관심을 뒀다.
또 "아사다는 2005년 시니어로 전향 후 22번만에 처음으로 메달을 놓쳤다. 아사다는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와 함께 밴쿠버 올림픽에서의 설욕을 맹세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경기 후 한 해외 취재진이 '4위에 머문 것은 라이벌 때문이냐'는 질문에 아사다가 당황해했고 결국 다른 관계자가 대답했다"며 "아사다가 개막 전날에야 현지에 도착한 것이 실패였다"고 수상권에 들지 못한 원인에 대해 분석하기도 했다.
'니칸스포츠'는 "김연아가 역대 최고 기록인 207.7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는 4위에 머물렀고 안도는 3위를 차지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고 비교적 담담히 전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이번 대회 일본 선수들의 부진에 대해 안도 미키의 코치 니콜라이 모로조프의 말을 빌어 일본 스케이트연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안도의 코치 모로조프는 안도의 부활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대회에 들어서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아서이다. 일본 스케이트연맹의 몇몇 사람들이 선수에게 너무 참견을 한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은 것 같다. 오늘은 아사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에도 일본은 메달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 네티즌들은 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 '2ch'에서 아이디 'お菊'는 "왜 김연아만 회전 부족이 지적되지 않는지 의문이다"라고 불평했고 아이디 'Sodz9i4e0'는 "이번에는 아사다가 딱히 못한게 아니라고 생각해. 김연아와 조안니 로셰트의 점수를 이해할 수 없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I1Iq0cCb'는 "우승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점수는 이상하다"라고 말했고 'txRRaD7z'는 "WBC의 복수인가. 그렇게 분했어요?"라고 전했다.
반면 'heRG4rAH'는 "김연아는 다른 사람과 레벨이 다르다"고 했고 아이디 'zjkFa71E0'는 "김연아는 완벽한 스케이팅이었다"고 아사다의 패배를 인정했다.
또 아이디 'l6dOSA6j0'는 "받은 것은 빈틈없이 돌려주는 것이 아사다이니 실전인 올림픽에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아사다의 올림픽 선전을 기대하기도 했다.
한편 김연아와 안도 미키는 30일 오전 6시(한국 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갈라쇼에서 또 다시 멋진 연기를 펼쳤다. 갈라쇼에는 각부문 1위부터 3위까지 수상자만 참여한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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