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7500명 1돈씩 성과급··금값 최고에 따가운 시선</strong>
외환은행이 최근 7500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순금 1돈씩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이 미소를 띄고 있다. 최근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돌잔치에서 금반지 구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할 정도기 때문.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최근 성과급을 줄이는 대신 직원들에게 순금 1돈씩을 나눠줬다. 7500명에 달하는 직원에게 나눠준 순금 7500돈의 환산액은 15억원 가량.
최근 순금 3.75g, 1돈의 소매시세는 19만원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금값은 지난해 10월 소매가가 순금 3.75g에 18만6000원을 기록한 뒤 환율이 안정되면서 다소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국제 금 시세가 상승한데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그릇세트를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로 '달러모으기' 등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메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달러 부족 사태가 작년 말에 완화되다가 올 들어 다시 시작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민간 금융기관과 정부는 최근 달러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도 예외는 아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한국은 처음 국가부도 위기를 맞았지만 국민들이 금ㆍ달러 모으기에 나서 1년도 안돼 외환위기를 극복해 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금잔치를 벌이는지 모르겠다"며 "각종 경기지표가 암울한 가운데 임금을 삭감해 일자리 나누기를 펼치는 마당에 금을 나눠줬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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