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물리적 충돌 본격화, 협상 물 건너가나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3일 국회는 우려하던 물리적 충돌이 시작됐다. 국회 사무처는 3일 오후 경위를 투입, 본회의장에서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의 강제 해산시도에 나섰다. 경위들은 본회의장 진입에 앞서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이던 민주당 등 야당 당직자 300여명들을 한 명씩 끌어내기 위해 이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무처는 상당수 농성자들을 밖으로 끌어냈고 본청 정문 현관 앞에 배치된 의경들이 재진입을 차단했지만, 끌려나온 당직자들뿐만 아니라 본청 밖에 있던 당직자들까지 민주당 창문을 넘어 들아오면서 고성과 몸싸움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경호권이 아닌 질서유지권이 행사된 상황에서는 경위가 동원될 수 없고, 경찰 파견 또한 국회 운영위 동의 없이 이뤄졌다”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은 “법을 만드는 신성한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국회사무총장이 법을 어기고 불법과 폭력을 자행했다”고 격렬하게 반발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한 해산 과정에서 현직경찰인 경비대대 소속 이모씨가 현장에서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비대대는 현재 국회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현직 경찰이며 국회법상 국회 청사 내 질서유지에는 경찰투입을 제한하고 있다.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이나 경호권을 발동할 경우 경위와 방호원이 동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이 경위복을 입고 투입한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헌정사상 유례없는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국회 질서 유지권을 발동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본회의장 2차 진입 시도에 앞서 경찰에 병력 투입을 요청했다. 경찰은 질서 유지권 발동 때는 국회 의사당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경찰은 현재 의사당 주변에서 경위들이 끌어낸 야당 당직자들을 격리시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 당초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8일까지 여야에 대화를 촉구하며 물리적 힘을 동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김 의장이 강경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뜻밖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의장의 중재노력이 계속해서 묵살되고, 친정인 한나라당의 계속된 압박이 주된 이유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3일 2차례에 걸친 국회 충돌은 마무리됐지만, 이날 물리적 충돌은 대화가 끝났다는 선언처럼 들리면서 국회는 이제 돌이킬수 없는 대충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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