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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수돗물, 그냥 마셔도 될까[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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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수돗물 음용해도 될까
59개 기준 거쳐 수질검사하지만 노후관은 문제
국내 생수 판매는 88올림픽부터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국내 유통 생수 제품의 90% 이상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용수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수돗물 인식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수돗물을 그냥 마시기엔 찝찝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수돗물, 음용해도 될까.



수돗물은 정수 과정을 거쳐 음용수 기준에 적합하다. 한국 수돗물은 원수를 하천, 댐 등에서 끌어올린 뒤 59개 기준에 따라 처리했기 때문에 그냥 마셔도 문제없을 정도다. 해외에 체류하다 이른바 물갈이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국 수돗물의 수질이 좋은 편임을 체감했을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안내하는 '수돗물이 안전한 국가' 리스트에는 한국이 포함돼있기도 하다.


다만 상수도관이 노후됐을 경우엔 수질을 담보할 수 없다. 수도관은 한번 매립하면 오랜 기간 사용해야 하는데, 수도관 내부 도금이 벗겨지면 녹물이 발생하기 쉽고 각종 이물질이나 미생물이 물에 섞여 나올 수 있다.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정수처리 과정을 거친 수돗물은 깨끗하지만 노후 수도관을 거쳐 오염된 물이 가정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 161개 지자체의 7만246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환경부의 2021년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27.8%가 수돗물 안전을 위해 노후된 수도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각 지자체에선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노후 상수도관 교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2040년까지 노후 상수도관 3000여㎞를 교체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에 착수했다. 지난해까지 정비 대상 상수도관의 6.75%인 207.4㎞를 교체했으며, 올해에도 62.5㎞ 구간을 교체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경기도, 대구시 등이 노후 상수도관 교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따금씩 나오는 깔따구 유충 문제는 수돗물 불신을 높이는 부분이다. 2020~2021년에도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수돗물 유충 문제가 불거져 음용에 대한 불신을 야기했다. 당시 발견된 유충은 일부 정수장 내 처리 과정에서 유입돼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수돗물 유충을 예방하기 위해, 각 자치단체 정수장마다 여과장치 등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언제부터 물을 사 먹었나

한국에서 물을 사 먹기 시작한 것은 30여년 전부터다. 현재는 직업 중 하나로 물의 맛을 평가하는 '워터 소믈리에'가 생겨날 정도지만, 이전엔 물을 사서 마신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수돗물, 지하수 등을 이용했다.


국내에 생수가 처음으로 공식 판매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였다. 다만 판매 대상은 경기에 참여하는 외국 선수나 올림픽을 보러 온 외국인 관광객 등에 한정돼 있어 일반 시민들은 생수를 사 먹을 수 없었다. 이마저도 올림픽 기간 한시적으로 판매된 것으로, 이후 '사회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생수 판매는 금지됐다. 예외적으로 1976년부터 미군 부대에 생수가 납품되긴 했다.


물병. 사진제공=픽사베이

생수 판매가 공식 허용된 것은 1994년 4월이다. 1990년대 초 공장에서 나온 페놀이 대구와 부산 등 영남지역의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유출되면서 수돗물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졌다. 당시 수돗물에서 중금속이 검출되는 등 각종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러 시민이 암암리에 생수를 불법 구매해 이용하고 있었다. 이에 수출 혹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생수를 판매해왔던 생수 회사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깨끗한 물을 선택해 마시는 것은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에 해당하며, 생수를 판매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생수 회사의 영업 자율이라는 논리였다. 결국 1994년 대법원이 생수 회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생수 시판 허용이 시작된다.


2020년 1조원대였던 국내 생수 시장은 지난해 기준 2조300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고, 관련 브랜드도 300여개로 늘었다. 하지만 안전하고 깨끗한 물로 알려졌던 생수는 최근 미세 플라스틱 논란으로 시끄럽다.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지름이 1∼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앨버트 로웬펠스 미국 뉴욕의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달 영국 의학저널 '세계 보건' 논평을 통해 세계에서 1분에 약 100만병의 생수가 소비되지만, 생수가 수돗물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연구에서 분석한 생수 표본 중 일부에서 미세 플라스틱, 프랄레이트, 알킬페놀 등 다양한 오염물질이 나타났는데, 이는 고혈압과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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