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에 공부 있다"…성파스님 저서 소개
"마음 속에 선한 욕심 품어도 되지 않을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계종 스님의 명문을 인용해 "욕심을 내려놓으라는 말은 모두 좋은 말이지만 나는 그렇게 못하겠다"라고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는 통도사 방장이며 조계종 종정이신 성파스님의 삶과 예술과 공부의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파스님이 편 책에 대해 "스님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선문답 같은 깨달음이나 견성(見性·공부를 통해 깨달은 경지)은 말하지 않는다"라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일 안에 공부가 있고, 공부 안에 일이 있다고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서예, 전통한시, 산수화, 도자기, 야생화, 전통천연염색, 전통옹기와 전통된장, 민화, 옻칠예술 등으로 예술 활동의 경지를 넓혀가면서 놀라운 성취를 이뤘다"라며 "'저 많은 일을 한 사람이 했다고?'라는 경탄이 절로 나온다. 그 비결은 일에 대한 간절함과 성의를 다하는 마음가짐에 있다고 말한다"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스님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면 '무소유, 욕심을 내려놓으라, 마음을 비우라' 모두 좋은 말들"이라면서도 "나는 그렇게 못하겠다.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고 내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안 해본 일을 계속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누구도 스님처럼 살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도 살아가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살아간다는 생각을 한다. 또 우리도 마음속에 선한 욕심 하나는 품으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글을 맺었다.
문 전 대통령이 소개한 책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인 성파 스님이 편찬한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성파 스님을 만나 "가르침을 청하겠다"라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근처에 '평산책방'을 열고 운영 중이다. 지난 19일에는 퇴임 후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해 당시 단식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문병했으며, 같은 날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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