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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불법 촬영 '찰칵' 소리까지 들었는데…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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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조사 전날 휴대전화 초기화
재판부 "사진 등 증거 없다" 무죄 선고
검찰, 불복해 항소한 상태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의 용변 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동영상·사진 등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28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김도형 부장판사)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2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28일 오후 9시 4분께 강원 원주시의 한 주점에 있는 남녀 공용화장실 남성용 칸에서 바로 옆 여성용 칸을 이용하던 B씨(21·여)의 용변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화장실 불법 촬영 '찰칵' 소리까지 들었는데…왜 무죄?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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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일어난 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남성용 1칸과 여성용 1칸이 나란히 있는 구조다.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9시 4분께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8분 후인 오후 9시 12분께 밖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간대에는 B씨 등 여성 피해자 일행 3명이 화장실 여성용 칸을 이용했으며, 남성용 칸의 이용자는 A씨 1명뿐이었다.


피해자 일행은 당시 화장실에서 카메라 촬영 소리와 자위행위로 추정되는 소리를 각각 들었다고 말했으며, B씨는 휴대전화 카메라의 3분의 1 정도가 남성용 칸에서 여성용 칸으로 넘어온 것을 목격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25일이 지난 같은 해 4월 23일에야 A씨를 불러 조사했다. A씨는 경찰 피의자 신문 전날인 4월 22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판부는 A씨가 고등학교 시절 카메라 등 이용 촬영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 데다 경찰 조사에 앞서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로 미뤄볼 때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A씨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A씨가 B씨의 용변 보는 모습을 촬영했다는 것을 입증할 동영상이나 사진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증명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는 만큼 무죄"라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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