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설치 대수 7만3945대…매년 증가
1㎢당 설치 대수, 노원 61대 vs 성동 209대
비용 문제가 가장 큰 원인
노원구 방범용 CCTV 설치 예산 6000만원 vs 강남구 13억원
방범용 폐쇄회로TV(CCTV) 설치 대수가 서울 자치구별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분리된 시스템 등이 CCTV 설치를 늘리는 데 제약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사각지대 해소를 중심으로 CCTV를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 전체 방범용 CCTV 대수는 7만3965개로 집계됐다. 2019년엔 5만8551대였지만 2020년엔 6만7270대로 증가했다. 2019년부터 매년 15%, 10%등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나타난 셈이다.
자치구별 방범용 CCTV 대수 격차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방범용 CCTV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6143대가 설치된 강남구다. 강남구에 이어 구로구(3842대), 은평구(3822대), 성북구(3815대) 등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가장 적게 설치된 곳은 종로구로 총 1573대다. 이어 도봉구(1684대), 중구(1911대), 노원구(2171대) 등 자치구도 방범용 CCTV가 비교적 적게 설치됐다. 다만 2019년 대비 증가율로 따지면 도봉구가 102%로 가장 높았다. 2019년 도봉구는 유일하게 방범용 CCTV 대수가 1000대도 안 되던 자치구였다.
실질적인 감시 범위를 가늠할 수 있는 자치구 간 면적당 방범용 CCTV 대수 역시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 전체 면적에서의 1㎢당 방범용 CCTV 대수는 122대이지만 이에 못 미치는 자치구들도 많았다. 가장 적은 곳은 61대로 집계된 노원구다. 이어 강서구(64대), 종로구(66대), 서초구(73대), 송파구(74대) 등 순이다. 이에 견줘 성동구는 노원구보다 3배 많은 209개가 설치됐다. 양천구(195대), 중랑구(194대), 중구(192대), 광진구(182대) 등도 상위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 122대 못 미치는 자치구들…결국 예산 문제
단위면적당 방범용 CCTV 대수 통계엔 해당 자치구에 있는 산과 그린벨트 등 녹지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자치구 공무원들은 입을 모아 비용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방범용 CCTV 한 대를 설치하는 데 예산은 2000만원가량 들어간다. 단순 기계값뿐만 아니라 설치비와 인건비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올해 방범용 CCTV 설치에 배정된 예산은 총 6000만원이다. 이마저도 기존 2800만원에서 늘어난 것이다"며 예산 부족을 하소연했다. 가장 많은 CCTV 대수를 나타내는 강남구청이 올해 13억원을 배정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올해도 많은 예산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통합 작업으로 인한 비용 때문에 방범용 CCTV를 늘리지 못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 내 자치구들은 CCTV 통제를 한 곳에서 하는 게 아니라 재난안전과, 주차관리과, 치수과 등으로 분리돼 있다. 이를 한 곳에 모으는 데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자치구들의 설명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현재 CCTV 시스템 통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사업에 집중하다보니 방범용 CCTV 설치를 늘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CCTV 효과에 대해 상이한 연구결과…"사각지대 중심 설치해야"
CCTV 효과에 대해서는 분석이 상이하다. 2015년 국민안전처와 경찰청은 CCTV 설치 전(2013년 상반기)과 설치 후(2015년 상반기) 범죄발생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 및 강제추행·절도·폭력) 발생건수가 약 26.6%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황의갑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진은 ‘GIS 공간분석을 통한 CCTV의 범죄예방 효과에 관한 연구: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CCTV가 증가한 자치구에서 강간·강제추행과 절도 같은 강력범죄가 오히려 늘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설치 확대보다 적재적소에 설치됐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방범용 CCTV는 경찰의 수사에 도움을 주고 지역 주민들을 안심케 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등산로 등 CCTV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해 이 곳을 중점으로 방범용 CCTV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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