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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얼거려 때렸다"…또 발생한 입양아 학대에 시민 '공분' (종합)

수정 2021.05.09 21:56입력 2021.05.09 21:56

'정인이 사건' 발생 7개월 만에…되풀이되는 아동학대
"울어서 손으로 몇 대 때렸다" 학대 혐의 시인
"그렇게 아프게 떠났는데…", "바뀌는 게 없다" 시민들 공분

"칭얼거려 때렸다"…또 발생한 입양아 학대에 시민 '공분' (종합) 자료 사진./사진제공=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입양 아동 정인이가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7개월 만에 또다시 유사한 입양아 학대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되풀이되는 아동학대 재발 방지 대책과 입양 절차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부부가 입양한 2세 여야 B양은 전날(8일) 오후 6시께 A씨 자택인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왔다.

이 병원은 B양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인천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 의료진이 B양을 살펴본 결과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몸 곳곳에 멍이 발견됐고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후 B양이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학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지난해 8월 입양 기관을 통해 B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입양 이후부터 현재까지 B양에 대한 학대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B양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아직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A씨가 이전에도 B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칭얼거려 때렸다"…또 발생한 입양아 학대에 시민 '공분' (종합) 양부모 학대로 16개월만에 숨진 정인이 사건 첫 재판을 이틀 앞둔 지난 1월1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가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입양 가정에서의 학대가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정인이가 그렇게 아프게 떠나도 뭐 하나 바뀌는 게 없는 것 같다"라며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해 부모들에 대해 의무적 교육을 하고, 입양 가정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다신 이런 일이 안 생기게 하겠다고 해놓고도 시간이 지나면 또 없던 일처럼 잊혀진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정인이 사건 터지고 관련 법 발의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법이 실행 되도록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부모의 학대로 병원에 실려 온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 정인 양은 당시 온몸에 멍이 들고 머리와 복부에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검찰은 최근 법의학자와 부검의들의 소견 등을 근거로 정인 양의 양모인 장 모 씨가 이미 손상을 입은 상태였던 정인 양의 복부를 사망 당일 강하게 밟아 치명상을 가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 씨에게 사형을, 양부인 안 모 씨에게는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다.


"칭얼거려 때렸다"…또 발생한 입양아 학대에 시민 '공분' (종합) 아동학대./사진제공=연합뉴스


입양 가정에서의 아동학대가 되풀이되면서 입양 절차 및 양부모에 대한 검증, 사후 관리 등 절차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발표한 '2019년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된 피해 아동의 가족 유형'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 가운데 양부모가 차지하는 비율은 0.3%로, 친부모(57.7%)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입양 이후 사후관리 등 학대 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 같은 아동 학대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는 입양아동 학대 사건과 관련해 입양 사후관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등 11개 시민단체는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입양 절차에서 핵심적인 입양 부모의 적격심사 및 입양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라며 "정부는 입양 절차를 민간에 맡겨두지 말고 공적인 개입을 강화해 입양아동보호, 입양결연, 입양사후관리를 직접 감독하고 아동보호의 사각지대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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