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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학맥]②'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관심커진 '경문고'…학계·재계 인맥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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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 선생님은 2022년 3월 1기 총동문회 모임에 참석해 제자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등 경문고 동문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동문회장을 맡은 박태훈 넥스틴 대표는 "경문고는 개교 초창기 신흥명문으로 자리 잡았지만, 졸업생들은 동문 선배의 도움 없이 본인들의 능력으로 성장하다 보니 교수와 의사 등 전문직이 많다"면서 "올해가 개교 40주년이다. 4월 말에 강당 리모델링이 마무리된다. 2~3년 후에는 교실 리모델링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재단과 학교와 동문들이 힘을 모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총동문회장을 지낸 정혁진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1980년대 주입식 교육이 일반적이었던 시절에 선대 이사장께서 굉장히 선도적인 교육 방법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선생님들이 많은 지도 편달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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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외 지휘자 구자범,작곡가 조영수 배출
성세정 유정현 정혁진 방송 활동 인물들 많아

편집자주한국 사회는 거대한 그물망 사회다. 학연, 지연, 혈연이 얽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관심을 끈 것은 학맥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하버드대, 서울법대, 충암고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이 상징적이다. 연결망은 단순한 인연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정책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시아경제는 새롭게 주목되는 고등학교들을 중심으로 인맥을 살펴보는 '新학맥' 연재를 격주로 토요일에 보도한다.
[新학맥]②'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관심커진 '경문고'…학계·재계 인맥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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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7일 금융권은 술렁였다. 1999년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검사 출신이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재계 관련 굵직한 사건을 수사해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은 이복현 금감원장의 등장은 재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검사 시절 '윤석열 사단의 막내'라고 불렸던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공인회계사 시험,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찰의 대표적인 경제·금융 수사 전문가였다.


이 원장은 서울 동작구 동작동에 있는 경문고등학교(경문고)를 나왔다. 9회 졸업생이다. 이 원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경문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980년 개교한 경문고는 역사가 짧아서인지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 설립자는 고(故) 고경무(高慶茂) 전 이사장이다. '경문(慶文)'은 설립자 이름의 가운데 글자인 '경사 경(慶)'자에 '글월 문(文)'자를 합해 지었다.


'글(文)을 배우는 것은 경사로운 일'이라는 뜻이다. 학습에 있어 스스로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배우는 데 게으르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다. 또 미래에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겨 이름난 명문 고등학교가 되라는 바람도 담겨있다. 경문고는 이름대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며 명문고등학교로 성장했다.


[新학맥]②'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관심커진 '경문고'…학계·재계 인맥 포진 서울 경문고등학교 본관과 인조잔디 운동장.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두각을 나타내는 경문고 동문 가운데 최근 두드러진 인물은 역시 이 원장이다. 동문들은 이 원장이 친구들의 말을 경청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겸손한 학우였다고 기억한다. 그러면서 한 사례를 들려줬다. 이 원장이 금감원장에 임명되자 동문들은 조촐한 축하 자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원장은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자칫 자신의 말과 행동이 모교의 명예는 물론 검찰과 금감원 직원들에게 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는 게 동문들의 생각이다. 이 원장은 동문들과 업무 외적으로는 스스럼없이 통화하는 등 격의 없이 지내는 걸로 알려졌다.


이 원장이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양동수 선생님은 지난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 양 선생님은 생전에 이 원장에 대해 "참 성실하고 성격이 괜찮은 제자였다"고 말했다고 한 동문은 전했다. "내가 그런 학생을 맡았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 양 선생님은 2022년 3월 1기 총동문회 모임에 참석해 제자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등 경문고 동문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동문회장을 맡은 박태훈(2회) 넥스틴 대표는 "경문고는 개교 초창기 신흥명문으로 자리 잡았지만, 졸업생들은 동문 선배의 도움 없이 본인들의 능력으로 성장하다 보니 교수와 의사 등 전문직이 많다"면서 "올해가 개교 40주년이다. 4월 말에 강당 리모델링이 마무리된다. 2~3년 후에는 교실 리모델링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재단과 학교와 동문들이 힘을 모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총동문회장을 지낸 정혁진(4회)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1980년대 주입식 교육이 일반적이었던 시절에 선대 이사장께서 굉장히 선도적인 교육 방법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선생님들이 많은 지도 편달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또 "학교가 개교한 초창기에는 30대 초반의 젊은 선생님들이 많았다. 일부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여행도 가는 등 학교 밖에서 '인생 선배'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문인 양욱(11회)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경문고의 면학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지금도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참 많다"고 강조했다. 정혁진 변호사와 양욱 연구위원은 최근 각종 방송에 시사평론가와 군사전문가로 출연하면서 경문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정 변호사는 SBS 아나운서를 하다 정계로 진출했고 현재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유정현 전 국회의원과 경문고 동기동창이다.


[新학맥]②'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관심커진 '경문고'…학계·재계 인맥 포진 경문고 출신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 구자범 지휘자, 박태훈 넥스틴 대표(동문회장), 성세정 KBS 아나운서, 신정훈 해태제과식품 대표, 유정현 전 국회의원, 정혁진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조영수 작곡가


경문고를 빛낸 학계 인물들에는 2021년 호암상을 수상한 조경현 뉴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도준상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한준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정우진 고려대 공과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 있다. 한 교수는 한국사회학회장을 맡고 있다. 언론계에는 강병준 전자신문 대표와 성세정 KBS 아나운서,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가 있다.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을 맡고 있고 유튜버로도 활동하는 변희재씨도 경문고를 나왔다. 재계와 금융계에서는 신정훈 해태제과식품 대표이사 사장, 정두영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 류승헌 신한자산운용 고문 등이 경문고의 이름을 빛내고 있다.


6회 졸업생인 최형준 박사는 2002년 8월 당시 미국 UC버클리대학 박사 시절, '미래의 신소재'로 주목받는 고온 초전도체인 이붕산마그네슘(MgB2)의 초전도성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한 인물이다. 해당 소재는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고속컴퓨터 등 산업 전반에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신소재다.


방송·문화예술계에서 활약하는 동문들도 많다. 우선 '인간 복사기'로 불리는 개그맨 김학도씨(6회)가 있다. 그가 모창이나 성대모사를 한 가수와 스타만 28명에 이른다. 조용필 신승훈 이승철 김건모 등 가수와 이덕화 전유성 등 탤런트, 개그맨들의 목소리까지 흉내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히트곡 제조기'로 불리는 조영수 작곡가는 경문고 13회 졸업생이다. 그는 가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SG워너비의 ‘사랑해’ ‘내 사랑 울보’, 티아라의 ‘거짓말’, 홍진영의 ‘사랑의 밧데리’,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 등 발라드, R&B, 댄스, 트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2011년 한국음악저작권대상 수상, 2015년 편곡상, 2016년 작곡상과 편곡상을 함께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2015년에는 ’2015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22년에는 제8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저작권대상 편곡상 대상을 받았다.


'피아노 치는 철학자'로 유명한 지휘자 구자범(7회)도 동문이다. 2003년 8월 그의 천재성을 다룬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구자범은 일곱 살 때 피아노를 처음 배우면서 신동 소리를 들을 만큼 절대음감을 타고났다. 하지만 틀에 박힌 음악 교육을 견뎌내기가 어려웠고 실기 학습을 위해 엄청난 학비를 들여야 하는 풍토가 싫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아예 음악을 그만뒀다. 이후 1989년 연세대 철학과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진학하며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등 철학에 심취하며 음악을 멀리했다.


이후 1995년 1월 독일로 날아간 그는 국립 만하임대 음대 대학원 지휘과에 단번에 합격했다. 구자범은 1996년 독일 만하임 국립 오페라극장 오페라 코치, 1998년 독일 하겐 시립 오페라극장 상임 지휘자, 2002년 독일 다름슈타트 국립 오페라극장 상임 지휘자 등을 맡았다. 오는 5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우리말로 부르는 음악회를 연다. 베토벤 교향곡을 우리 말로 합창하는 것은 국내 최초이다. 구자범이 직접 번역했다.


[경문고 30년사 살펴보니…]

경문고 교훈은 성실, 근면, 봉사다. 성실하고 유능한 인재, 부지런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인재,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설립자의 뜻을 담았다. '성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참된 품성을 길러 자신의 기본적인 인격과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근면'은 실력 향상에 늘 힘쓰라는 뜻이며, '봉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말한다. 즉 타인에 대한 나눔과 배려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사회 공동체임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설립자인 고경무 전 이사장의 가르침이다.


2010년 발행된 경문고 역사를 기록한 '경문 30년사'에 따르면 개교 초기인 1980년대에는 해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 예체능, 실업 교과 등 전 교과를 대상으로 수업 연구를 실시해 왔다. 수업 연구는 교사의 수업 기술과 능력 향상을 통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학습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사 자신에게도 자기 발전과 전문성 신장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그 후, 1990년~2000년대 중반까지는 전 교과에 걸쳐 실시해 왔던 수업 연구를 인문계 고등학교 특성에 맞춰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 등 5개 교과 중심으로 교육 방침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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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고력과 논리력을 기르기 위해 독후감을 쓰고 발표하는 '경문 독서 퀴즈대회' 를 통해 학생 스스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발표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동문들은 사회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新학맥]②'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관심커진 '경문고'…학계·재계 인맥 포진 개교 40주년을 맞은 경문고는 현재 강당 등 신축공사 중이다. 경문고는 실천적 교훈 '성실·근면·봉사'를 (우측 한자) 지향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新학맥]②'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관심커진 '경문고'…학계·재계 인맥 포진



소종섭 트렌드&위켄드 매니징에디터 kumkang21@asiae.co.kr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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