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비중 66%…‘심리지배형 사기’ 확산
“디지털에 익숙한 것이 오히려 약점 돼”
금융사기에서 기존의 주요 피해층이었던 고령층 대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30대 청년세대가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30일 발간한 '토스뱅크 금융사기 예방 리포트'를 통해 최근 전체 금융사기 피해자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이 과반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는 금융사기 피해가 고령층에 집중된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는 결과다.
20·30세대의 금융사기 피해 비중은 전체 연령대 중 2024년 54%에서 2025년 66%로 1년 만에 12%포인트 증가했다. 피해 금액 규모는 20대의 평균 피해액이 2800만원, 30대가 4462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단순 송금 피해를 넘어 피해자가 대출까지 실행하도록 유도해 장기적인 경제적 부담을 안기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최근 급증한 금융사기의 핵심 수법은 이른바 '가스라이팅(심리 지배)형 범죄'다. 사기범은 피해자를 범죄 가해자로 몰아세우며 공포와 죄책감을 극대화한다. "당신 명의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됐다"며 가짜 기소장과 공문서를 제시하고, 실제 수사 상황처럼 꾸며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고립시키는 방식이다. 반성문이나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해 가짜 상황에 스스로 몰입하게 만드는 사례도 나타났다.
실제 사례를 보면 30대 피해자 A씨는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불법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들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압박했고, A씨에게 가족과 지인에게 보낼 반성문과 자기소개서 작성을 요구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A씨는 8분 만에 세 차례에 걸쳐 총 9700만원을 송금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디지털 정보에 능숙한 20·30세대는 사기범이 제시한 가짜 근거를 빠르게 확인했다고 착각해 오히려 공포에 더 쉽게 휘말릴 수 있다"며 "특히 금융 거래 경험이 적은 사회초년생들이 대출 사기 등으로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사기 유형을 지속해서 공유하고 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금 뜨는 뉴스
이에 전문가들은 금융사기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검찰이나 경찰은 실제 수사 과정에서 전화로 범죄 연루 사실을 통보하거나 금융 거래를 지시하지 않고 ▲'비밀 수사'를 이유로 주변과의 연락을 차단하지 않으며 ▲포털 검색이나 문자 링크로 안내되는 범죄 확인 페이지는 대부분 가짜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