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中 희토류 규제 무엇이 달라졌나…"공급망 다변화도 선제 차단"[뉴스설참]

시계아이콘02분 33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中 상무부의 제61, 62호 공고 살펴보니
희토류 0.1%만 포함해도 통제 대상
기술은 물론 노하우 유출도 원천 차단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지난 9일 미·중 관세 전쟁의 불씨를 재점화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내용은 앞서 2023년 12월, 2025년 4월에 발표된 희토류 수출 규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해외에서 제조됐다 하더라도 중국산 희토류가 미량이라도 들어있는 제품이라면 중국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고, 희토류 채굴 뿐 아니라 가공·제련에 중국의 기술이 활용됐다면 통제 대상이 된다. 단순히 희토류 수출만 제한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희토류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지배력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희토류 넘어 기술 통제 노려

과거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희토류 공급 자체에 집중됐다. 2010년 중국 정부는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일본을 향한 핵심 희토류 수출을 끊으며 처음으로 통제 정책을 선보였고, 2023년 12월 희토류 관련 기술 수출 허가제를 도입했지만, 대상은 추출·정련 및 영구자석 제조 기술로 제한됐다. 2025년 4월에도 영구 자석의 원료로 쓰이는 사마륨, 디스프로슘 등 중(重)희토류 7종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中 희토류 규제 무엇이 달라졌나…"공급망 다변화도 선제 차단"[뉴스설참] 중국 네이멍구 희토류 광산. 로이터연합뉴스
AD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되는 새 제한 조치는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훨씬 집요하게 옥죈다. 핵심은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제 61, 62호 공고다. ▲해외에서 제조된 공산품이더라도 중국산 희토류가 0.1% 이상 포함됐을 경우 적용되는 수출 허가제, ▲희토류 채굴, 제련·분리, 영구자석 재료 제조 및 생산과 관련된 기술 및 매체, 노하우까지 아우르는 수출 통제 정책이 골자다.

美 반도체 통제와 유사한 '0.1% 법칙'

61호의 핵심인 '0.1% 법칙'은 중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자국산 제품에서 해외 생산 제품으로 확대된 첫 사례다. 즉 오는 12월부터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영구 자석 전기 모터·반도체·통신 장비라고 해도 중국에서 가공된 희토류를 조금이라도 사용했을 경우, 중국 정부에 신고해 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량살상무기, 테러리즘의 목적, 군사 능력 향상 등 군사적인 용도의 희토류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요 제품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14나노미터(㎚) 로직 칩, 256단 이상 메모리 칩, 관련 제조 및 시험 장비를 상무부의 개별 심사 대상으로 고지했다.


이 정책은 과거 미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시행했던 '해외 직접 제품 규칙(FDPR)'과 유사하다. 2022년 미 상무부가 발표한 기술 통제 정책으로, 해외 생산 반도체라고 해도 미국산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공정 과정에 투입될 경우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미국의 수출 통제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체로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중국 상무부의 61호 공고 또한 희토류 시장에서 유사한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中 희토류 규제 무엇이 달라졌나…"공급망 다변화도 선제 차단"[뉴스설참]

이와 관련, 그레이슬린 바스카란 미국 국제전략연구센터(CSIS) 연구원은 "이번 수출 통제는 그동안 미국이 사용했던 FDPR을 중국이 이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앞으로 중국 당국은 차세대 메모리 칩, 반도체 제조 설비 등 각 사례를 개별 검토할 수 있게 된다. 기업들은 수출 전에 고객 정보, 기술 사양 등 민감한 정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국산 제품에 자국 희토류가 포함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 상무부가 관련 자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김대권 이음관세사무소 대표관세사는 아시아경제에 "모든 제조업체는 제품 원재료 정보가 담긴 자재 명세서(Bill of materials)를 만들어 보관할 의무가 있다. 중국 당국이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전 이 문서를 검토할 것"이라며 "자재 명세서는 업체가 원재료를 누구에게 샀는지, 얼마에 구매했는지 등 모든 정보가 기록되기에 희토류 원산지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노하우 유출까지 원천 차단

희토류 채굴, 가공, 제련과 관련된 기술을 모두 통제하는 62호 공고는 희토류 공급망을 정면으로 노린 조치다. 사실 중국은 희토류 자원만 풍부한 게 아니라, 광물을 소재로 제련하고 영구 자석 등 산업재로 가공하는 기술에 훨씬 뛰어나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약 4400만톤(t)으로 전 세계 총매장량의 48% 수준에 불과하나, 정제 희토류 생산량은 연간 7만4000t 안팎으로 91.4%에 달해 사실상 독점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中 희토류 규제 무엇이 달라졌나…"공급망 다변화도 선제 차단"[뉴스설참]

게다가 62호에선 "지식재산권(IP) 허가, 인력 교류, 전시, 테스트, 지원, 교육, 공동연구개발, 고용, 자문 등 어떤 형태의 기술 이전 또는 제공"도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명시한다. 우월한 제련, 가공 기술을 가진 중국 기업의 노하우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셈이다.


향후 미국 등 다른 나라가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독자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구성하려 한다고 해도, 62호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표 희토류 생산 기업인 MP 머티리얼즈도 2017년 마운틴패스 광산 시설을 개발할 때 중국 국영 희토류 기업 성허(盛和)자원의 도움을 받았다. 중국이 누적한 기술, 기술, 노하우 이전 없이는 해외 희토류 생산 단지의 수율 확대는 더딜 수밖에 없다.


AD

바스카란 연구원은 "(62호 공고는) 중국의 독점 기술과 노하우 유출을 방지하려는 것"이라며 "중국 희토류는 이제 강력한 경제적, 지정학적 파급력을 가진 도구이며,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희토류 공급망이 형성되려면 여전히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중국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