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과반수 확보할 것…금리 낮춰야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으로 전격 해임한 데 이어, Fed 이사회의 과반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26일(현지시간) 공개적으로 밝혔다. 거듭된 금리 인하 요구를 넘어, 자신의 뜻대로 Fed를 재편하려는 구상을 노골화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우리는 매우 곧 과반수를 확보할 것"이라며 "과반수를 확보한다면 좋을 것이다. 주택시장이 반전될 것이고 상황은 아주 훌륭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너무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고 그게 우리의 유일한 문제"라며 "금리를 좀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Fed 이사회는 의장 1명, 부의장 2명, 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연직 위원으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는다. 이 중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조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 후임에 자신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했고, 이번 쿡 이사 해임 후 금리 인하를 지지할 인사를 추가 임명할 경우 이사회 총 7명 중 4명을 '친트럼프' 인사로 채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구도는 FOMC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총 12명 중 이사가 아닌 나머지 5명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받는 쿡 이사에 해임을 통보하는 서한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쿡 이사는 조지아 주택을 구입하면서 '주거용'으로 기재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뒤 임대용으로 전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쿡 이사는 해임 조치에 불복하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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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요구해온 금리 인하를 관철하기 위해 Fed 재편을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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