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제천음악영화제 9월 4일 개막
36개국 134편 극장 상영·17개 팀 공연
에릭 세라 콘서트, 90년대 韓영화 회고전
"잠깐 보고 떠나는 자리가 아니라, 머무르며 쉴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고 싶어요."
20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난 장항준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21회를 맞이한 영화제는 다음 달 4일부터 9일까지 충북 제천 일대에서 열리며, 36개국 134편 영화와 17개 팀 공연이 관객과 만난다.
올해 슬로건은 '다 함께 JIMFF(All Together JIMFF)'다. 배우 강하늘이 홍보대사 짐페이스(JIMFFACE)를 맡았다. 장 위원장은 "음악영화가 적다는 태생적 한계를 넘어, 올해는 대중 친화적인 무대로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프랑스 감독 그레고리 마뉴 감독의 '뮤지션', 폐막작은 홍콩의 량례언 감독의 '라스트 송 포 유'(Last Song for You)가 선정됐다. 개막식 사회는 방송인 장도연과 배우 이준혁이 맡는다.
개막식과 영화제 시그니처 무대인 '원 썸머 나잇' 모두 제천비행장에서 열린다. 장 위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제천비행장 활주로 위에 대형 돔 구조물을 설치했다"며 "야외의 개방감을 유지하면서 혹시 모를 우천 상황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음악 경쟁 부문 '뮤직인사이트'와 신진 영화음악가들을 발굴하는 경쟁 섹션 '뉴탤런트'를 신설했다. 장 위원장은 "영화제가 감독만을 주목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음악감독들의 창작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적 영화음악가 에릭 세라가 올해 '제천영화음악상'을 수상하고, 국내 첫 콘서트를 개최한다. 세라는 뤼크 베송 감독 영화 '그랑 블루', '레옹', '제5원소' 등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다. 장 위원장은 "세라의 무대는 제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영화제의 위상을 보여줄 대표 무대"라고 강조했다.
김상욱 물리학자, 권일용 프로파일러, 유현준 건축가와 함께하는 영화·음악 토크 프로그램 '톡투유'도 마련된다. '플래시백 1990' 코너에서는 '주유소 습격 사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1990년대 한국 영화와 음악을 다시 읽는다. 장 위원장은 "내가 영화 일을 시작하던 시기가 90년대였다"며 "그 시대의 빛나는 가능성을 지금 세대와 다시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전에서는 올해 초 타계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음악적 작업을 집중 조명한다. 또한 B급 감성 뮤지컬의 시조로 평가받는 '록키 호러 픽쳐 쇼' 탄생 50주년을 기리는 기획 섹션 '뮤직 호러 픽쳐 쇼'가 꾸려진다.
지난해 멀티플렉스 폐점으로 상영관 부족 논란을 겪었지만, 올해는 임시 재개관을 통해 안정적인 상영 환경을 마련했다. 짐프시네마(구 메가박스 제천)·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제천문화회관·제천영상미디어센터 봄 등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제 관계자는 "예산을 집중 투입해 리모델링을 마쳤고, 사운드 테스트도 마쳤다. '영화제 전용관'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내년에는 예산을 50억원 규모로 확대해 프로그램과 근무 환경을 보강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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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자 드라마 작가 김은희의 남편으로 더 익숙한 장항준은 이번 위원장직을 "마지막 관직"이라 표현했다. 그는 "반장, 부반장도 못 해본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맡은 자리다. 책임감을 갖고 성과를 내고 싶다"며 웃었다. 장 위원장은 "제천이 가진 자연과 음식, 사람들까지 함께 어울리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며 "추억을 쌓는 '쉼의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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