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
트럼프 주니어와의 릴레이 면담 이어져
호텔 로비에 등장하지 않아…비밀리에 진행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 앞.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한 트럼프 주니어가 머물면서 오전부터 삼엄한 경비가 이어졌다. 호텔 건물 외곽에는 형광 조끼를 입은 경찰 인력이 곳곳에 배치됐고, 경호 인력들도 로비 앞에 펜스를 치고 통행을 통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국내 재계 총수를 잇달아 만나 '릴레이 면담'을 이어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등 한화그룹 3형제와 이해진 네이버 의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수들과의 면담은 시간과 동선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경비와 보안상의 이유로 일정과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화그룹 3형제는 이날 오전 호텔 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포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트럼프 주니어 면담 후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을 만나기 위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커피를 들고 본인 차량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면담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그냥 편하게 커피 마시러 왔다"고 답했다.
호텔 인근에서는 트럼프 주니어의 방문을 환영하는 보수 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Welcome to Korea Mr. Donald Trump Jr.', '한미동맹강화', 'CCP Out' 등이 적힌 노란 현수막들이 펄럭였다. 주차장 출입구에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 적힌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이 트럼프가 껌을 뱉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을 전시하기도 했다.
![[르포]한화3형제 "커피 마시려고"…철통보안 속 트럼프 주니어, 재계 총수 면담](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43014405041899_1745991650.jpg)
유통 업계에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이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K푸드, K뷰티, K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 및 다양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최근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 생산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를 통해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해당 공장은 2027년 완공될 예정이며, CJ제일제당은 현재까지 미국에 20개의 식품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신유열 부사장은 롯데가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는 '바이오' 분야를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부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사절단으로 지난 28~29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는데,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을 위해 조기 귀국했다.
현재 신 부사장은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인수한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통해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중 최초로 미국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전날 오후 6시30분께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전용기편으로 입국했다. 이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부부와의 만찬을 위해 정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한 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하룻밤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평소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번 방한은 정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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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면담은 주요 대기업의 경우 개별 면담 형식으로, 중견기업은 집단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개별 면담은 30분~1시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은 이날 역삼동 센터필드타워 집무실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총수 간 면담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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