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해 지난 2년간 대대적 감사를 벌였으나 '효율성 제고'라는 기본적 제언에 그쳤다. 2023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R&D 카르텔'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과 관련된 감사다.
감사원은 30일 '주요 국가 연구개발사업 추진실태 분석'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재단 등 10개 기관을 대상으로 2023년 6월28일부터 2024년 3월29일까지 진행됐다.
감사 착수일인 2023년 6월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 R&D 사업을 '카르텔'이라고 지적하며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날이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국가 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 전문가 자문·용역, 설문조사·면접 등을 통해 전문성·객관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존 감사기법 외 빅데이터와 챗GPT 등 AI 기반 분석과 같은 과학적 분석 방법을 접목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광범위한 R&D 분야 특성상 분석 결과의 일률적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최근 10년간 국가 R&D 투자 규모 대비 낮은 목표 수준과 형식적 평가로 인해 최고 수준의 핵심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감사 결과를 밝혔다.
그러면서 개선 방향에 대해 "기획·선정 단계부터 기술완성도 등 목표 수준을 투자계획 수립·과제선정에 반영하고 민간전문가 참여를 확대하는 등 전략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목표 책임관리를 통해 국가 R&D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가는 핵심 목표 달성 여부 위주로 단순화하되, 목표 수준이 올라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실패는 장려·우대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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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국가 R&D 사업 정책 수립·추진을 총괄하는 과기부 장관에게 "향후 국가 R&D 사업 추진 전반에 혁신·도전성을 강화하고, 투자의 효율성 제고를 유도하기 위해 국가 R&D 성과를 종합분석한 실증분석 결과와 단계별 혁신·도전성 저해 요인 및 개선 방향을 관련 정책 수립·관리에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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