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대한항공이 항공우주산업(KAI)를 누르고 1조원 규모의 ‘블랙호크’(UH/HH-60)헬기 개량 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1990년대에 도입된 블랙호크의 기체 구조를 개량하고 항공전자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이다. 헬기 36대의 성능을 개량하는 데 총 9613억원이 투입된다.
![[단독] 대한항공, 1조 ‘블랙호크’ 개량사업 수주 [양낙규의 Defence Club]](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303051104579197209A_1.jpg)
23일 정부 관계자는 “헬기개량사업의 제안서 평가에서 대한항공이 한국항공우주산업보다 평가점수가 높아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며 "방위사업청은 제안서 실사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에서 운용 중인 UH-60 헬기는 139대(육군 113대, 해군 8대, 공군 18대)다. 1990년대 도입된 UH-60이 노후화함에 따라 군에선 2013년 이후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했지만 계속 지연됐다. 사업의 핵심은 미사일 경보장치나 전방 관측장비(EO/IR), 위성관성항법장비(EGI) 등이다. 육군이 특수작전을 위해 보유 중인 UH-60 특수작전용 헬기에도 이들 장비가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의 대공미사일 체계 대응이 불가능하고, 야간 및 제한된 기상 조건에서도 정밀항법 운항이 제한됐다.
노후화로 가동률도 떨어졌다. UH-60 특수작전용 헬기의 대부분이 30년 이상 노후한 기종으로 일부 수리할 부품이 단종돼 주문 제작에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헬기의 평균 가동률이 최근 5년간 10% 이상 급격히 감소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능개량사업을 수주한 대한항공은 UH-60의 제작과 개조, 정비에 필요한 모든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1990년 UH-60을 국내 생산하기 시작했고, 130여대를 납품해 성공적으로 전력화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는 UH-60의 창정비도 수행하고 있다. 창정비(廠整備·MRO)는 부품 하나하나를 완전히 분해한 후 검사·수리함으로써 최초 출고 때와 같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최상위 정비 개념이다. 항공기의 경우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재생(Overhaul)하는 일련의 작업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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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국내 방산기업인 LIG넥스원과 성능개량을 담당하게 된다. 대한항공이 체계 통합과 설계·시험·납품 등을 맡고, LIG넥스원은 통신·항법 체계 개발과 조종석 개량 등을 담당한다. 미국 방산기업인 레이시온(RTX) 계열사인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사와도 손을 잡았다. 콜린스사는 군용 항공기, 우주 분야 시스템 및 제조 전문 업체다. 항공전자·기계 부품, 전력·제어·임무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미군 UH-60의 특수작전용 헬기인 MH-60의 조종실 디지털화를 비롯한 성능 개량을 담당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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