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날 붕괴 전조 증상 나타나 작업 중단도
하부 근로자들, 사고 조짐 느껴 상부에 무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 직전에 근로자들이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하라"는 무전을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19일 연합뉴스는 경찰 조사를 인용해 이러한 내용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시공사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전날인 10일 오후 9시50분쯤 지하터널 공사장에 붕괴 전조 증상이 나타나자 모든 작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당시 '투아치(2arch)' 구조로 시공 중인 지하터널 중 좌측 터널의 천장이 무너져 흙더미가 쏟아져 내려오는 등 상황이 매우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공사는 하청업체에 기둥 보강을 지시했는데, 해당 작업에 하부(지하터널) 12명, 상부(지상) 7명 등 총 19명의 근로자가 투입됐다. 이들은 11일 오후 2시30분쯤 H빔을 하부로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업한 지 40여분이 지난 같은 날 오후 3시13분쯤 지하터널 공사현장과 상부 도로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데 이어 곧 붕괴가 일어났다.
지하터널 건설이 한창 진행된 하부에서는 근로자들이 붕괴의 전조 증상을 직접 목격할 수 있어서 비교적 빠른 대피가 가능했지만, 상부에서는 사고 조짐을 느끼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30여m 지점에서 작업 중이었던 하부 근로자들은 상부 근로자들과 직접 소통은 불가능했지만, 무전기를 통한 연락은 가능했다. 하부 근로자들은 붕괴 직전 "작업을 중단하라", "모두 대피하라"는 내용의 무전을 쳤다고 경찰 조사에서 주장했다.
실제로 무전기를 통한 연락은 상부 근로자에 전달돼 일부 근로자는 안전하게 몸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2명은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되거나 크게 다친 뒤 고립돼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사망자인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근로자는 교육동 컨테이너 쪽에 있다가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부상자인 하청업체 소속 20대 굴착기 기사는 "기계를 수리하기 전 굴착기에서 내려 물을 마시러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기록을 다 살펴보지 못해 참고인 조사에 나온 근로자들의 진술에 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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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3시13분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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