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실종자 수색 돕기 위해 파견
길이 6㎝…카메라·센서 달려 정보 수집
싱가포르가 지난달 28일 규모 7.7의 지진으로 3000명 이상이 사망한 미얀마에 수색 및 구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사이보그 바퀴벌레' 10마리를 파견했다.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이 바퀴벌레 10마리를 지난달 30일 미얀마 구조 현장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곤충 사이보그가 인도주의적 작전에 사용된 것은 세계 최초이며, 현장에 배치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싱가포르 내무부 산하 과학기술청(HTX)이 난양기술대학과 클래스 엔지니어링앤솔루션과 공동 개발했다. 앞서 싱가포르 민방위군(SCF)은 지진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병력 80명과 수색견 4마리를 미얀마에 파견해 실종자를 구조하는 라이언하트 작전을 시작했다. 이 곤충들은 다음 날 HTX 엔지니어 2명과 클래스엔지니어링앤 솔루션 엔지니어 2명과 함께 작전에 합류했다.
이후 이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지난달 31일 처음 배치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두 번 투입됐다. 지금까지 생존자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HTX팀이 가장 큰 피해를 본 일부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퀴벌레의 종은 마다가스카르 휘파람 바퀴벌레로, 길이는 약 6㎝다. 적외선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돼 있으며, 작은 몸집 덕분에 잔해 아래의 좁은 공간을 탐색할 수 있다. 이 바퀴벌레는 원격으로 조정 가능한데, 전극은 바퀴벌레를 자극하고 움직임을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에 의해 처리되는데, 이를 통해 생명체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는 엔지니어에게 무선으로 다시 전송돼 팀이 구조 인력을 배치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이보그 바퀴벌레는 지난해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리폴 아시아태평양 테크X 서밋(Milipol Asia-Pacific and TechX Summit)'행사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내년부터 정식 배치할 계획이다. 곤충 사이보그는 아직 연구 개발 단계에 있지만, 싱가포르는 미얀마에서의 구조대원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 해당 기술을 신속하게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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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바퀴벌레의 첫 번째 투입 장소는 무너진 병원이었는데, SCDF는 수색견을 동원해 일부 구역을 수색한 뒤 HTX 바퀴벌레를 이용해 잔해 아래를 더 깊이 조사했다. 이 작업에는 약 45분이 걸렸다. HTX팀은 바퀴벌레가 여전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당근과 물만 먹고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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