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측 “민주주의가 승리”
尹지지자, 둔기로 차벽 부숴
경찰, 만일의 사태 대비에 총력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한 장대성씨(22)는 “이번 계엄 사태 이후 매주 거리에 나왔다”며 “헌재의 한마디 한마디에 진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하는 순간 곳곳에서 “와! 이겼다”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반대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헌재가 정치적인 판단을 내렸다면서 고성을 지르는 등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헌재 앞은 이른 아침부터 인파로 가득 찼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시민들은 긴장과 기대 속에 모여들었다.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내란수괴 즉각파면' 등 구호를 외쳤다. 헌재의 결정이 임박하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오전 11시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입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흘러나오자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임정현씨(20)는 “국가가 희망차게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벅찬다”며 “다시 한번 민주공화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박연명씨(47)씨는 “탄핵 소추가 된 시점부터 민심은 이미 돌아섰다”며 “솔직히 결과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오채은씨(24)는 “힘든 겨울을 보내고 진정한 봄이 온 것 같아서 기쁘다.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현혹하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반면 탄핵 반대 집회의 일부 참가자들은 욕설과 고성을 내뱉는 모습을 보였다. 박진규씨(72)는 “이 나라는 끝났다. 북한과 중공의 지배하에 들어갔다”며 “얼마나 피해를 보고 살아야 할지 암담하다”고 한탄했다. 60대 남성은 “뭘 묻냐”며 소리를 버럭 질렀고, 20대 남성은 문 권한대행을 향해 “저 자식 뭐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태극기 들고 있던 20대 여성은 “어이가 없다”며 “말도 안 되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지지자는 “헌재에 쳐들어가자. 광화문·관저에 진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지지자는 차 벽 유리를 둔기로 부쉈다.
경찰에 따르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등은 헌재 인근에서 약 10만명이 모이겠다고 신고했다. 전광훈 목사를 주축으로 한 자유통일당 등은 광화문 일대에서 2만7000명, 안국역 5번 출구와 1번 출구 앞에서도 6000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집회 참가자 규모나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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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헌재 주변에 빽빽하게 차벽을 쳐 진입을 통제하고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경력 2만여명을 배치했다. 헌재 주변 150m 이상을 차벽으로 둘러싸 시위대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진공상태로 만들고, 경찰특공대를 대기시켰다. 헌재 일대 주유소, 공사장, 건물 22곳 옥상 출입문도 폐쇄됐다. 안국역 주변에는 190명 구급요원과 구급차 32대가 대기했고 안국역은 무정차 통과됐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이은서 수습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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